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2% 급등했다.

2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올해 3분기 매출이 251억8000만달러(약 34조7600억원),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7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시장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253억7000만달러)를 밑돌았지만, 조정 EPS는 시장 예상치(0.58달러)를 웃돌았다.

3분기 순이익은 21억6700만달러로, 작년 동기(18억5300만달러)보다 1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54% 늘어난 27억1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였던 영업이익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테슬라는 보고서에서 “3분기 생산량과 인도량 모두 작년 동기 대비 성장세로 돌아섰고, 10월 22일 700만 번째 차량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이버트럭이 3분기 미국에서 모델Y와 모델3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전기차가 됐다”고 자랑했으나 사이버트럭 판매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3분기 수익이 늘어난 주요 요인으로 탄소 크레디트 판매와 차량 생산 비용 감소를 꼽았다. 테슬라는 3분기 탄소 크레디트 판매로 7억3900만달러(약 1조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수입이다. 테슬라 같은 순수 전기차 회사는 탄소 배출이 적어 주 정부로부터 탄소 크레디트를 많이 받는다. 이를 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 팔면서 수익을 낸다.

3분기 차량 판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생산 비용 절감 덕에 수익성이 크게 높아졌다. 테슬라는 차량 매출원가(COGS)가 역대 최저 수준인 대당 최대 3만5100달러(약 4800만원)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더 낮은 가격의 차량과 자율주행의 도래로 차량 판매 증가율이 20∼30%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팩트셋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올해 전체 차량 인도량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 호출 앱을 개발해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자사 직원 대상으로 시험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날 대비 1.98% 하락한 213.65달러에 마감했지만,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2.1% 급등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임다연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