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 칼럼] 열아홉 청춘의 예술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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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문화부 차장
![[차장 칼럼] 열아홉 청춘의 예술 맛보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7.35272590.1.jpg)
두 숫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의 이용률과 신청률이다. 지원 대상 16만 명 가운데 4만 명이 아직 신청하지 않았고, 233억원 넘는 정부 예산 가운데 30억원도 채 쓰지 못했다. 정책의 취지와 노력을 생각할 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문화예술패스 이용률 고작 12%
15만원이면 어지간한 문화행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돈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26일)도 C석은 10만원이다. 그런데도 전남 등 7개 광역자치단체의 이용률은 10%를 밑돌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가 외면받고 있는 상황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먼저 지원금 이용범위가 꼽힌다. 청년 문화예술패스로는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발레, 무용, 국악, 전시 등에만 다녀올 수 있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영화는 이용 불가다. 대중가요 콘서트도 안 된다. 지방은 문화행사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점도 아쉽다.
발레·창극 매진 사례 알고 있나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야 한다고, 발레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현대미술을 이해해야 한다고 돈을 쥐여주는 게 아니다. 이런 세계도 있으니 맛이라도 보라는 것이다.국립발레단이 다음주 수요일(30일)부터 시작하는 정기공연 ‘라 바야데르’의 닷새 치 티켓은 30여 분 만에 동이 났다. 우리 소리로 만든 창극 ‘리어’, ‘패왕별희’ 등은 국악 아이돌이라는 김준수 소리꾼의 인기를 타고 전회 매진됐다. 신구와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배우가 출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79회 연속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따분하고 지루할 것 같다고만 하지 말고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유라도 한번 알아보자는 것이다.
열아홉 살 청춘들이 새로운 문화예술을 접하는 데 조금만 더 힘을 내주길 응원한다. 그래야 2007년생도, 2008년생도 기회를 얻을 것 아닌가.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연내 이용이 가능하지만 신청은 11월까지만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