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자동차 부문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겹친 결과로 보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와 중동 긴장 고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전 분기보다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22년 4분기(-3.7%) 후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4.2%)부터 올해 2분기(1.2%)까지는 여섯 분기 연속 플러스 흐름이 유지됐다.

기획재정부는 비(非)정보기술(IT) 부문의 일시적 요인에 따른 영향으로 진단하고 있다. 한국GM과 현대모비스 자회사 등의 파업 여파로 7~8월 생산이 줄면서 자동차 수출이 꺾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휴가철, 추석 연휴 등이 겹치며 여름철 줄어든 수출 물량을 9월에도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2분기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기저효과도 있다는 것이 기재부 진단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2분기 수출은 9.1% 증가했고, 3분기 수출은 6.5% 늘었다. 최근 10년간 전년 동기 대비 분기 수출이 평균 3.2%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3분기 수출이 부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재부는 전반적인 수출 상황은 최소한 올 4분기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도 4분기까지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문제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부터는 수출 증가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내수가 아직 본격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하면 경기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 4분기 이후에는 미국을 포함한 지정학적 여건 변화, 주요국 경기 불확실성, IT 업황 사이클 등 전반적인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