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스마트폰·PC용 범용 D램 업황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된 PC,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성능 D램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구형 메모리 생산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4일 올 3분기 실적 발표 후 연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과 PC용 D램 사업 현황에 대해 “제품 수요가 둔화해 DDR4 등 범용 D램 판매 물량이 줄었다”며 “중국 메모리 기업이 범용 D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가격 변동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출시된 AI PC·스마트폰이 메모리 수요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내년부턴 PC·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게 SK하이닉스의 전망이다. AI 기능이 더욱 강화된 스마트폰과 PC가 출시되며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량이 함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내년 PC와 스마트폰 출하량도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CFO는 “AI PC 판매가 확대될수록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D램 채용량보다 최소 3~4기가바이트(GB) 용량이 스마트폰에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범용 D램 생산을 기존 계획보다 빠르게 줄이는 대신 DDR5, 저전력(LP)DDR5 수요 대응을 위해 최첨단 공정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김 CFO는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한해 투자를 지속하고 시황 변화에 따라 유연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산 반도체 공급이 급증한 데는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DDR4, LPDDR4 같은 구형 메모리 시장은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기업의 진출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