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맨 오른쪽)과 스티븐 콜러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앞줄 가운데)이 지난 2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함정 ‘월리 시라’ 프로젝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맨 오른쪽)과 스티븐 콜러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앞줄 가운데)이 지난 2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함정 ‘월리 시라’ 프로젝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그룹과 폴란드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9 자주포를 처음 수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와 한화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군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지난 3년간 한화그룹으로부터 14조원 규모의 방위산업 물자를 구매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5일 방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 사업장에서 만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두다 대통령에게 레드백 탱크와 장보고 잠수함에 대해 설명했다. 두다 대통령은 생산시설을 둘러본 뒤 K-9 자주포 등의 기동 시연에 참관하며 기술력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측은 K-9 자주포 및 천무 미사일의 추가 계약, 폴란드 잠수함 현대화 사업의 파트너 선정 등을 기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폴란드를 생산 거점으로 삼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그룹 방산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 영업맨’을 자처하고 있다. 전날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스티븐 콜러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만났다. 김 부회장과 콜러 사령관은 한화오션이 정비 중인 월리 시라함을 함께 둘러봤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오션이 지난 7월 미국 MRO(자재, 유지보수, 운영) 시장에 진출한 후 처음으로 따낸 사업이다. 내년 1월 미 해군 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과 콜러 사령관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내 잠수함 건조 구역, 디지털 기술 기반의 생산 설비 등을 함께 둘러봤다.

김 부회장이 “이번 MRO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미 함정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최근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 등을 활용해 미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하겠다”고 말하자, 콜러 사령관은 “태평양 함대 운영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한화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국 해상수송사령부 함정의 MRO와 관련된 추가 협력 가능성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