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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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25255.1.png)
블록버스터급 3분기 실적을 공개한 테슬라는 24일(미 동부시간) 주가가 22%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2013년 5월 24% 급등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오르기만 하던 시장 금리도 오랜만에 하향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뉴욕 증시는 이번 주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테슬라를 빼면 그리 강하진 않았습니다. S&P500 종목 중 약 절반만이 오름세를 보였고, 11개 업종 중 7개가 내림세를 나타냈습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입니다. 금리가 오늘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레드 스윕(공화당이 백악관, 의회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것) 가능성이 커지면 언제든 다시 뛸 수 있습니다.
![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25268.1.png)
![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25273.1.jpg)
모건스탠리(매수, 목표주가 310달러)는 “3분기 실적은 오랜만에 나온 가장 강력한 실적 중 하나로, 자동차 부문에 대한 실적 기대치(및 투자 심리)의 ‘바닥’을 나타낼 수 있다. 2024년 연간 인도량의 약간 증가 및 2025년 상반기 도입될 예정인 저비용 신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매출 성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매수, 255→265달러)는 테슬라가 "두 번째 성장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평가하면서 2025년 20~30%의 인도량 증가와 사이버캡의 생산 시작, 대중을 대상으로 한 승차공유앱 출시, 중국 상하이 공장의 에너지 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출하,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향상, 세미트럭의 생산 시작(2026년 본격화) 등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 증권사들은 대부분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 골드만삭스 230→250달러 △ RBC 캐피털마켓츠 235→249달러 △ 트루이스트 236→238달러 △캔터 피츠제럴드 245→255달러 △ 제프리스 165→195달러 △구겐하임 파트너스 154→156달러 △ JP모건 130→135달러 △ 웰스파고 120→125달러 등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상향 폭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테슬라의 실적 발표는 강세론자들의 귀에 음악과 같았다"라고 평가한 웨드부시는 300달러 목표가를 유지했습니다. 이는 워낙 밸류에이션이 높기 때문입니다.
나일스 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밸류에이션은 투자자들이 정당화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은 100배에 가까우므로 투자하려면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 커다란 와일드카드 중 하나는 2주 후 다가올 대선이다. 지난 3년간 성장이 둔화한 이후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있지만, 대선으로 인해 주가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테슬라는 12개월 선행 추정 이익의 약 79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의 두 배 이상입니다. 만약 엔비디아와 같은 수준에 거래된다면 주가는 현 수준에서 절반가량 떨어져야 합니다.
골드만삭스 목표주가를 230달러에서 250달러로 높이면서도 '중립' 의견을 유지했는데요. 골드만은 “이번 실적은 예상보다 강한 마진을 보여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주요 쟁점은 테슬라가 2025년 완전자율주행 기능 및 차량 인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 그리고 마진의 지속 가능성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25286.1.png)
덕분에 나스닥은 0.5%, S&P500 지수는 0.24%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약세를 보였는데요. 보잉(기계공 노조가 임금협상안을 부결시킴)과 IBM(저조한 컨설팅 실적으로 전체 실적이 예상 하회) 주가가 급락세로 출발한 탓입니다.
최근 시장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증시를 압박했지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어제 4.26%까지 올랐었는데요. 오늘은 아침부터 상당폭 후퇴하면서 4.20% 안팎에서 오르내렸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정치 베팅 시장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베팅이 일부 반등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잠시 주춤해진 것이죠. 폴리마켓에서 전날 66%까지 올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오늘 61~63%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해리스의 확률이 어제 35%에서 오늘 37%로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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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된 경제 데이터는 좋은 것과 나쁜 게 섞여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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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2bp 내린 4.21%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4.182%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괜찮은 지표들이 나오면서 내림 폭이 약간 줄었습니다. 2년물은 0.9bp 하락한 4.077%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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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관계자는 "수익률이 지난 5거래일 동안 지속 상승했기 때문에 상승 폭의 일부가 되돌려질 수 있다. 하지만 대선 때까지는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수 있고,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게 유지된다면 하락 가능성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채권 시장의 변동성 지수(MOVE)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삭소뱅크는 "10년물 수익률 4.2%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준"이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레드 스윕이 나타나면 5%에 도달할 수 있다"라고 예측했습니다. 삭소뱅크는 민주당이 승리할 때는 10년물 금리가 3.6%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일부에서는 경기 상황을 대변하는 구리/금 가격 비율이 낮아지고 있음을 들어 10년물 금리가 대선이 지나가면 하락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10년물 기준 연말 3.85%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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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S&P500 지수는 0.21%, 나스닥은 0.76%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33%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25347.1.png)
테슬라가 21.92% 폭등하면서 시장을 뒷받침했습니다. 이런 폭등세는 숏스퀴즈가 발생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테슬라는 공매도가 가장 많은 기업으로 손꼽혀왔습니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전년 동기보다 330%, 전 분기 대비 70% 폭증한 HBM 메모리 관련 실적을 공개한 효과로 엔비디아도 0.61% 상승했습니다. HBM이 쓰이는 AI 칩 판매가 순조롭다는 얘기이니까요.
![테슬라가 살린 시장, 테슬라가 가진 한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25354.1.png)
T모바일(5.71%)은 전날 장 마감 뒤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 증가를 보고했고, 올해 신규 고객 및 매출 가이던스도 높였습니다. AI가 탑재될 아이폰16 업그레이드는 여전히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버라이즌, AT&T가 밝혔던 것보다는 나은 편이었지만요. T모바일은 "전체 업그레이드 비율은 낮은 편이다.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잘 작동하고 더 오래가는 비싼 기기들을 갖고 있다. 그런 요소들이 업그레이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분기를 보면 기기 매출 측면에서 작년과 비슷한 계절성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0.08%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또 아메리칸 에어라인(-0.39%), UPS(5.28%), 월풀 (11.17%) 등도 좋은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반면 하니웰(-5.1%), IBM(-6.17%) 등은 기대보다 나빴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160개가량이 실적을 보고한 가운데 76%가 월가 추정치를 넘는 이익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EPS는 전년 대비 2.6%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의 추정치를 더한 3분기 EPS 성장률 추정치도 3.4%에 불과합니다. 월가는 지난 6월 말에는 7.8% 성장을 점쳤고, 어닝시즌이 시작하던 9월 초에는 4.2%를 예상했었는데 그보다 훨씬 낮은 겁니다. 그러나 월가는 여전히 이익 증가율을 4분기 14%, 2025년 15.1%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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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