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24일 이번 국정감사를 "정쟁 국감"으로 혹평하며 'D-'의 성적을 매겼다. 낙제점(F학점)을 겨우 면한 수준이다.

26년간 국정감사 활동을 평가해온 모니터단은 지난 7∼18일 국정감사를 지켜본 결과 보고서에서 "모든 상임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재판, 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감사가 아닌 수사를 하듯 하는 정쟁 국감이었다"고 밝혔다.

모니터단은 "거대 야당이자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한 방탄 국감을 전개했다"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선명한 정책 제시와 국민 민생을 챙기는 국감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수적 열세로 퇴장 등 극단 행동을 하면서 김 여사 방어에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야당이 '정쟁성'으로 증인을 채택하고, 증인이 불출석하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행태를 반복했다고 꼬집었다.

모니터단 분석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만 증인이 147명 채택됐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84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62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이번 국감에서 지난 22일까지 동행명령장은 불출석 증인 17명에 대해 발부됐다.

모니터단은 "동행명령장은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원회에서 사실상 야당 단독으로 발부됐다"며 "대부분 정쟁성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로 제22대 국회가 역대 최고 여야 갈등 국회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과다한 발언 시간도 지적됐다.

피감기관 관계자와 의원들의 말을 듣기보다는 사회권을 남용해 발언을 독식한 행태가 자연스럽게 도마 위에 올랐다. 모니터단에 따르면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18일 서울고등검찰청 국감에서 1시간 27분 42초에 걸쳐 발언했다. 법사위 의원 평균 질의 시간(15분15초)보다 5.75배 길었다. 17일 대전고등법원 국감에서는 전체 발언 시간의 22.54%를 정 위원장 혼자 사용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역시 7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총 2시간 7초 동안 발언대를 잡았다. 의원 평균 발언 시간(22분4초)보다 5.44배 더 길었다. 전체 발언 시간 중 최 위원장의 비중은 19.89%에 달했다.

반면 출석한 피감기관 관계자와 증인들의 발언은 제한하고 들러리 세우는 '병풍 국감'은 어김없이 재연됐다. 22일까지 630개 피감기관 관계자가 국감장에 출석했지만, 이 중 209개 피감기관(33.2%)은 한 차례의 질문도 받지 못했다. 피감기관을 불러두고 온종일 질의 하나 없이 대기시키는 구태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도 넘은 '막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모니터단은 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아랫도리 비호', 양문석 의원의 '기생집',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병신' 발언 등을 거론하며 "국회의원과 피감기관이 생중계 감사장에서 비속어를 남발했다"고 지적했다.
하니 촬영하는 최민희 과방위원장. / 사진=독자 제공
하니 촬영하는 최민희 과방위원장. / 사진=독자 제공
한편 최 위원장은 지난 15일 그룹 뉴진스의 하니(20·본명 하니 팜)가 환노위 참고인으로 출석할 당시 출석 모습을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당시 국회에 도착한 하니가 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본청 입구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하니를 기다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