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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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발생한 맥도날드의 대장균 식중독 사태 원인으로 햄버거에 사용된 양파가 지목되면서 다른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생양파 사용을 중단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 측 관계자들은 자사 햄버거 메뉴 '쿼터 파운드'에서 검출된 대장균이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의 식품회사 '테일러 팜스'가 공급한 생양파와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단일한 공급업체에서 생양파를 공급받았고, 얇게 써는 가공과 포장을 거쳐 각 지점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대형 식자재 유통업체 US푸드는 테일러 팜스가 자발적 리콜을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미국 내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도 일제히 양파를 재료에서 제외하는 등 '양파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날 KFC, 피자헛,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얌브랜드는 자사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생양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버거킹 모회사인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RBI)도 성명을 통해 "이 업체가 제공한 양파를 받은 버거킹 매장 중 약 5%에 해당하는 지점에 이틀 전에 폐기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버거킹은 "(식중독과 관련해) 보건 당국으로부터 연락받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요청했으며 다른 시설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서부와 중서부 10개 주에 걸쳐 49명이 O157:H7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 증세를 보여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입원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인터뷰에 응한 모든 환자들은 맥도날드의 쿼터파운드 햄버거를 먹었다고 전했다. 식중독의 주요 원인으로는 생양파와 쇠고기 패티가 지목됐다.

이에 맥도날드는 미국 전체 매장 중 20%에 달하는 지점에서 쿼터파운드 햄버거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맥도날드 측은 만약 양파가 대장균 발병의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양파가 특정 박테리아 균주의 운반체가 된 것은 처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사르 피냐 맥도날드 북미 공급망 책임자는 "향후 몇 주 내로 쿼터파운드를 공급하기 위해 관련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장균 식중독 사태로 맥도날드 주가는 지난 5일 동안 4% 넘게 빠졌다. 보건 당국 발표 직후였던 지난 22일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최대 9.6% 하락했지만 이후 회사 측의 신속한 대응이 이어지며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타란티노 베어드이쿼티리서치 분석가는 지난 23일 맥도날드에 대한 평가를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타란티노 분석가는 "미국 여러 주의 맥도날드 매장과 관련된 대장균 발병 보고서가 소비자 심리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어 미국 동일 매장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