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입담과 구수한 욕설 연기로 50여년 간 사랑받아온 국민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국민 배우 '일용 엄니' 김수미 별세, 향년 75세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방배동 자택에 머물던 중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쯤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 5월과 7월 건강 상의 이유로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그는 고려대 언론대학원을 수료하고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2002년 방영된 MBC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시골 할머니 '일용엄니'역을 맡으며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만 29세의 나이에도 할머니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 큰 사랑을 받았다.

김씨는 코믹한 말투와 거침없는 욕설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걸쭉한 사투리와 욕 연기로 인기를 모으며 ‘마파도’,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의 영화에 출연해 흥행을 이끌었고 영화 ‘헬머니’, 드라마 ‘황후의 품격’ 등에서도 특유의 코믹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위대한 유산’, ‘맨발의 기봉이’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2010년대부터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수미네 반찬’과 ‘집사부일체’, ‘미운 우리 새끼’ 등의 프로그램에서도 특유의 구수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대중과 호흡했다.

2015년 MBC 연기대상 특별기획부문 여자 베스트 조연상, 2015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부문 여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사업가 아들 정명호와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씨가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장례식장은 한양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