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모여 달고나 만들더니…"아파트 아파트~" 술게임까지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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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아파트 아파트~" 韓 술게임 인기 폭발
'K-게임'에 빠지는 외국인들
'오징어 게임'→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흥행
"한국 문화 관심 多, 숏폼 인기와 맞물려"
"'놀이성' 영향도 커, 메인스트림 근접"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아파트 아파트~" 韓 술게임 인기 폭발
'K-게임'에 빠지는 외국인들
'오징어 게임'→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흥행
"한국 문화 관심 多, 숏폼 인기와 맞물려"
"'놀이성' 영향도 커, 메인스트림 근접"
한국의 술자리 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작업해 부른 곡 '아파트(APT.)'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메인 멜로디로 삽입된 단순하고 중독성 강한 '아파트 게임' 사운드가 외국인들까지 매료시키고 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지난 18일 발표한 '아파트'는 한국의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한 곡으로, 도입부터 "채영이(로제 본명)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라는 가사가 흘러나와 흥미를 돋운다. 한국인들에게는 더없이 친숙한 '아파트 게임'을 소스로 가져와 "아파트 아파트~"라는 가사를 반복하며 중독성을 끌어올렸다.
작사·작곡에 로제가 참여했고, 브루노 마스는 작사·작곡은 물론 편곡에도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신선한 시도를 하면서도 각자의 장점을 충분히 녹여냈다. 힘을 빼고 유쾌한 매력으로 곡을 가득 채운 가운데 브루노 마스 특유의 펑키함은 제대로 살려냈다. 곡을 듣자마자 무대 위에서 화려한 발재간을 선보이는 브루노 마스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기존의 K팝 공식을 깬 시도도 돋보인다. 여유로움 대신 각 잡힌 칼군무와 빈틈없는 기획력을 토대로 하는 K팝의 이미지를 상쇄시켰다. 술자리 게임이라는 소재부터 리듬에 맞춰 자유분방하게 팔과 다리, 머리를 흔드는 코믹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조합은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아파트먼트(Apartment)'가 아닌 한국식 영어인 '아파트'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파트' 챌린지가 무한 생성되고 있다. 외국 클럽에서 '아파트'가 흘러나오자 사람들이 떼창하는 영상부터 뮤직비디오 속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모습을 흉내 내는 챌린지까지 쏟아져 나왔다. 팝스타 찰리 푸스도 '아파트'를 따라 부르며 "영원히 머릿속에 갇혀버렸다. 훌륭한 노래"라고 극찬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일단 노래를 매우 잘 만들었다. 여기에 '아파트'라는 자체가 외국인들에게 이국적이고 신기하게 느껴지고, 리드미컬한 게 반복되니까 더욱 재밌어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면서 기본적으로 호기심을 갖고 있다. 이국적이라 신기한 면이 있는데 한국 문화라고 하니까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무도 율동 같다. 일반적인 안무에 비해 쉬워서 따라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챌린지, 숏폼 인기와 맞물리면서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쉽고 자극적이고 재밌는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의 요즘 인터넷 문화와 딱 맞아떨어졌다"고 짚었다.
'아파트'가 지닌 놀이적 특성도 큰 역할을 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멜로디와 가사가 중독적인 것도 맞지만 놀이성인 '게이미피케이션'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요즘은 챌린지도 같이 참여하는 게 많다. 재미 요소가 있을수록 SNS에서의 파장도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로제가 패션쇼에서 해외 모델들에게 '아파트 게임'을 알려주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는 앞서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가 올림픽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모여 '달고나 뽑기'를 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김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도 놀이성 덕분에 인기가 있었다. 게임이 없다면 단팥빵에 팥이 없는 거였다. 시즌2에도 어떤 새로운 놀이가 나올지 관심이 있지 않냐"면서 "국내든 해외든 젊은 세대의 특징은 공유 문화, 또래 문화라는 점이다. 같이 모였을 때 재밌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아파트'가 제공해 주고 있고, K팝 브랜드를 넘어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점인데 한국에 실제로 이런 술자리 노래가 있다는 부분에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B급 감성'이라며 '아파트'를 '강남스타일'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는데, 김 평론가는 "조금 다르다"고 봤다. 그는 "K팝 팬덤, 블랙핑크 팬덤의 영향이 있고, 또 '강남스타일' 때는 변방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안 쓴다. 훨씬 더 메인스트림에 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파트'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유튜브 공식 채널 기준 공개 5일 만에 1억뷰를 찍었고, 음원은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와 미국 차트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빌보드 메인 송 차트인 '핫 100'에 상위권으로 진입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와 로제가 K팝 여자 솔로 및 걸그룹 최초·최고 기록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 평론가는 "요즘 인기 주기가 아주 짧아져서 금방 소비되고 사라지는데, 그에 비해 '아파트'는 놀이처럼 발전해서 일반적인 노래보다는 인기가 조금 더 지속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지난 18일 발표한 '아파트'는 한국의 술자리 게임인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한 곡으로, 도입부터 "채영이(로제 본명)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라는 가사가 흘러나와 흥미를 돋운다. 한국인들에게는 더없이 친숙한 '아파트 게임'을 소스로 가져와 "아파트 아파트~"라는 가사를 반복하며 중독성을 끌어올렸다.
작사·작곡에 로제가 참여했고, 브루노 마스는 작사·작곡은 물론 편곡에도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신선한 시도를 하면서도 각자의 장점을 충분히 녹여냈다. 힘을 빼고 유쾌한 매력으로 곡을 가득 채운 가운데 브루노 마스 특유의 펑키함은 제대로 살려냈다. 곡을 듣자마자 무대 위에서 화려한 발재간을 선보이는 브루노 마스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기존의 K팝 공식을 깬 시도도 돋보인다. 여유로움 대신 각 잡힌 칼군무와 빈틈없는 기획력을 토대로 하는 K팝의 이미지를 상쇄시켰다. 술자리 게임이라는 소재부터 리듬에 맞춰 자유분방하게 팔과 다리, 머리를 흔드는 코믹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조합은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아파트먼트(Apartment)'가 아닌 한국식 영어인 '아파트'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파트' 챌린지가 무한 생성되고 있다. 외국 클럽에서 '아파트'가 흘러나오자 사람들이 떼창하는 영상부터 뮤직비디오 속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모습을 흉내 내는 챌린지까지 쏟아져 나왔다. 팝스타 찰리 푸스도 '아파트'를 따라 부르며 "영원히 머릿속에 갇혀버렸다. 훌륭한 노래"라고 극찬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일단 노래를 매우 잘 만들었다. 여기에 '아파트'라는 자체가 외국인들에게 이국적이고 신기하게 느껴지고, 리드미컬한 게 반복되니까 더욱 재밌어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면서 기본적으로 호기심을 갖고 있다. 이국적이라 신기한 면이 있는데 한국 문화라고 하니까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무도 율동 같다. 일반적인 안무에 비해 쉬워서 따라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챌린지, 숏폼 인기와 맞물리면서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쉽고 자극적이고 재밌는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의 요즘 인터넷 문화와 딱 맞아떨어졌다"고 짚었다.
'아파트'가 지닌 놀이적 특성도 큰 역할을 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멜로디와 가사가 중독적인 것도 맞지만 놀이성인 '게이미피케이션'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요즘은 챌린지도 같이 참여하는 게 많다. 재미 요소가 있을수록 SNS에서의 파장도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로제가 패션쇼에서 해외 모델들에게 '아파트 게임'을 알려주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는 앞서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가 올림픽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모여 '달고나 뽑기'를 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김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도 놀이성 덕분에 인기가 있었다. 게임이 없다면 단팥빵에 팥이 없는 거였다. 시즌2에도 어떤 새로운 놀이가 나올지 관심이 있지 않냐"면서 "국내든 해외든 젊은 세대의 특징은 공유 문화, 또래 문화라는 점이다. 같이 모였을 때 재밌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아파트'가 제공해 주고 있고, K팝 브랜드를 넘어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점인데 한국에 실제로 이런 술자리 노래가 있다는 부분에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B급 감성'이라며 '아파트'를 '강남스타일'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는데, 김 평론가는 "조금 다르다"고 봤다. 그는 "K팝 팬덤, 블랙핑크 팬덤의 영향이 있고, 또 '강남스타일' 때는 변방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안 쓴다. 훨씬 더 메인스트림에 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파트'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유튜브 공식 채널 기준 공개 5일 만에 1억뷰를 찍었고, 음원은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와 미국 차트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빌보드 메인 송 차트인 '핫 100'에 상위권으로 진입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와 로제가 K팝 여자 솔로 및 걸그룹 최초·최고 기록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 평론가는 "요즘 인기 주기가 아주 짧아져서 금방 소비되고 사라지는데, 그에 비해 '아파트'는 놀이처럼 발전해서 일반적인 노래보다는 인기가 조금 더 지속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