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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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국채 투자자들 속탄다 [류은혁의 채권 투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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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교과서 <10>
분석편,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요동치는 국채

美 국채금리 오히려 올라…장기채 ETF 손실
북한 리스크, 잠재적 위험 요인 급부상
"'트럼프 트레이드' 일시적…채권 비중 확대할 때"


채권 투자자들은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4.80bp(bp=0.01%포인트) 상승한 4.28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50bp 오른 4.143%에 거래되고 있다. 10년물과 2년물 모두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초 4.071%에서 출발해 전날 4.538%를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국채금리 오히려 올라

미국 국채금리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통상 금리가 내리면 국채값은 올라간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채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크게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세 정책과 감세에 따른 대규모 재정적자가 국채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고율 관세 부과로 물가가 뛸 것이란 관측도 국채금리를 밀어 올렸다.

미 장기채 ETF에 뭉칫돈을 넣은 개인투자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지난 9월 이후 5.99%,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6.00% 급락했다.

채권시장, 북한 리스크 다시 불거지나

국내 국고채 투자자도 미국 대선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북한 리스크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급부상하면서다. 더군다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 계기로 미국이 초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제로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할 때 북한과 거친 발언을 주고받으면서 서울 채권시장이 요동쳤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가 3년물 국채선물 등을 대거 매도하면서 채권시장의 약세장을 부추겼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채권 관련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채권시장에서 불고 있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는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데다 트럼프 집권 가능성은 8~9월 일부 선반영된 측면이 분명히 있어 이런 움직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급증한 미국의 재정부채를 감안하면 트럼프도 무작정 국채를 발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