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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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툴을 활용한 칩 설계에 지출 규모를 확대하면서 삼성전자·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생성형 AI 성장에 따라 전용 데이터센터 비중이 커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가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25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TMT(기술·미디어·통신) 분야 생성형 AI 동향·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가 아태 지역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생성형 AI 특수 칩과 서버 하드웨어 시장 규모는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2027년 기준 AI칩 시장 규모 전망치는 4000억달러에 이른다는 관측이다. 대다수 기업이 일부 제품에 생성형 AI 기술을 통합하게 된다는 것. 이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만 약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관련 소프트웨어·솔루션 서비스 시장과 하드웨어 시장 모두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아태 지역은 정부 정책 지원 등을 통해 AI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나 중국 정부와 같이 국가가 생성형 AI 기술을 통제하려는 경우도 있다"며 "불충분한 인프라,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지연 등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생성형 AI는 2025년 이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글로벌 IT 산업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태 지역에서도 생성형 AI 도입으로 앱이 주요 사업으로 부상하고 솔루션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생성형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비중이 증가하고 아태 지역 국가가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생성형 AI로 2025년 이후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업데이트 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하드웨어 생산의 선두주자인 아태 지역은 더욱 강력한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에 관한 전망도 내놨다.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 툴을 활용한 칩 설계에만 지난해 약 3억달러를 지출했고 이 규모가 2026년 5억달러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생성형 AI 칩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TSMC 등 아태 지역의 파운드리 기업들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현재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GPU) 시장은 미국의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나 이들은 아태 지역의 반도체 제조 기업들과 협력해 생산을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 아태 지역의 반도체 제조·검사 공정 기술도 급성장하며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는 콘텐츠·스포츠 산업에도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콘텐츠 산업을 성장시키고 가상현실·메타버스 기술 통합으로 기존 스포츠 산업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생성형 AI의 미래에 대해 멀티모달리티, 로봇공학 기술, 에너지 절감 기술이 발전하면서 앱 기능이 확장될 것으로 봤으나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준수에 대한 강력한 규제도 필요할 것"이라며 "일부 직업을 제외하고 새로운 고용기회가 창출되고 이에 기업들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우려·오류·환각 대응, 허위 정보 위험·훈련 데이터의 한계 등을 극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호개 한국딜로이트그룹 파트너는 "아태 지역의 생성형 AI 도입으로 인한 강력한 규제 등 도전이 예상되지만 IT부터 통신, 스포츠에 이르는 다양한 TMT 산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