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의 대형 교량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사고를 일으킨 싱가포르 선박의 소유·관리 업체가 미국 법무부에 1억200만달러(약 1400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법무부는 사고 선박 달리호를 소유한 그레이스오션과 관리 업체 시너지마린이 교량 붕괴로 발생한 잔해 처리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벤저민 마이저 미국 법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합의는 (교량이 무너진) 포트 맥헨리 해협을 청소하는 데 든 비용을 미국 납세자가 아니라 사고 책임 업체들이 부담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두 회사가 달리호의 과도한 진동 문제가 변압기 고장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았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운항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금에 무너진 교량을 재건하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교량 재건에는 최대 19억달러(약 2조60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메릴랜드주 정부는 이 비용을 별도로 두 회사에 청구한 상태다.

앞서 이 사고로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6명이 숨졌다. 볼티모어항은 한동안 폐쇄돼 물류 통행이 마비되며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항구는 사고 발생 11주 만인 6월에야 정상 운영을 재개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 항구 폐쇄로 손해를 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도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