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의 전 세계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 거래액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VISA)를 통한 거래액을 훌쩍 넘어섰다.

25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알리움랩스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스테이블 코인 거래액은 21조7000억달러(약 3경원)로 집계됐다. 비자의 지난해 총거래액(14조8000억달러)보다 1.5배 많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액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9월 거래액은 18조달러로 전년 동기(7조2000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1위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 시가총액은 2020년 초 43억달러에서 이날 1201억달러로 28배 가까이 급증했다. 테더 시총이 급증한 건 그만큼 수요가 많아 발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크게 오를 리 없는 스테이블 코인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스테이블 코인이 다른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한 기축통화 역할을 해서다. 주로 업비트나 빗썸에서 원화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 암호화폐거래소에선 스테이블 코인으로 다른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테이블 코인을 일반 물품 거래나 무역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이 발행한 페이팔USD는 이 회사 이용자가 상품과 서비스 결제에 쓸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USD코인(USDC)을 발행하는 서클의 제러미 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아프리카의 한 구매자가 중동 업체와 1억달러 규모 에너지 거래를 하며 USDC로 결제한 사례가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향후 10년간 세계 통화 공급량의 5~10%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