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0월 25일 금요일>

25일(미 동부시간) 장 초반에는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이어가고 테슬라가 이틀째 급등세를 보이면서 뉴욕 증시가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확인하는 경제 데이터도 꾸준히 이어졌고요.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했고요.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 실적과 함께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10월 고용보고서 등 핵심 데이터가 쏟아지는 다음주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불안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대선 직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열리지요. 물론 많은 투자자는 대선이 끝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유리한 계절성과 함께 11월, 12월 연말 랠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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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4.26%까지 솟구쳤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5일 연속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4.174%까지 떨어지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그동안 10년물 수익률이 치솟은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① 데이터를 보면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금리를 인하한 이후에 미국의 국내총소득(GDI)이 기존 발표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수정되었고요. 소매판매 등 소비는 계속 강세를 보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보다는 높게 나왔죠.
② '트럼프 트레이드'입니다. 즉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세, 감세 등 공약이 실행되면 재정 적자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는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인 만큼, 채권 매도세가 나타난 것이죠.
③ 기술적 요인인데요. 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많은 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했고 장기적인 포지션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금리가 올라가면서 실망하게 된 이들이 채권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캐론 매니저는 당분간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방향성 없이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금리의 방향은 전반적으로 Fed 정책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Fed가 (느리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률 상승은 어느 정도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재정 적자 증가에 대한 걱정이 있고, 당장 대선이 그런 걱정을 자극하고 있으므로 (경기 침체 신호가 나타나기 전에는) 하락한다 해도 큰 폭으로 내려가지는 않으리라고 봤습니다.

오늘 경제 데이터도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9월 내구재 주문(예비치)은 전달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8월 수치는 기존 0%가 0.8% 감소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다만 이런 내림세는 보잉 탓입니다. 상업용 항공기 주문은 두 달 연속 20%가량 감소했지요. 시장은 '기업 투자' 지표로 간주되는 핵심 자본재 주문(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을 주목했습니다. 이건 전월보다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 0.1% 증가보다 좋았습니다. 8월 수치도 0.3% 증가한 것으로 상향 수정되었습니다. RSM은 "내구재 주문은 9월에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보잉 항공기 주문 감소에 따른 것이었다. 우리는 핵심 자본재 주문과 출하를 따지는데, 주문은 0.5% 증가했고 최근 3개월 연율 환산치도 0.5% 늘었다. 이는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 투자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를 덜어준다. 다만 핵심 자본재 출하량은 9월 0.3% 하락했고 이는 3분기 GDP 증가율을 일부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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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확정)는 70.5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올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9월(70.1)뿐 아니라 앞서 발표된 예비치(68.9)보다 높아졌습니다. 미시간대는 "소비자 신뢰는 3개월 연속 상승하여 2024년 4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 이달 상승은 주로 금리가 낮아져 내구재 구매 조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다가올 선거는 여전히 소비자 기대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의 1년(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2.7%로 9월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고요. 5년(장기) 기대는 3.0%로 전월 3.1%보다 낮아졌습니다. 미시간대는 "1년 기대는 팬데믹 이전 2년 동안 나타난 2.3~3.0% 범위에 있다. 장기 기대는 3.0%로 9월보다는 약간 낮아졌지만, 팬데믹 이전 2년 동안 나타난 범위보다는 여전히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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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나온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GDP 추정치를 기존 3.4%에서 3.3%로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도 3.2%를 3.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고요. 살짝 낮아지긴 했지만 3%대 성장은 매우 좋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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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제 데이터가 이어지자 국채 금리는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결국, 오후 3시 5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4bp 오른 4.242%, 2년물은 3.9bp 상승한 4.105%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이번 주에만 16bp, 한 달 남짓 만에 60bp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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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에는 좋은 경제 데이터뿐 아니라 '트럼프 트레이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대선까지는 열흘 남았습니다. 오늘 뉴욕타임스와 CNN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동률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려면 전국 지지율에서는 확실히 앞서야 합니다. 인구가 많은 주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높으니까요. 동률이란 얘기는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민주당에 가까운 뉴욕타임스, CNN 조사에서 그렇게 나왔습니다. 어제 공화당에 가까운 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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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입니다. 리처드 번스타인 리서치는 "관세는 국내 제조업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미국은 제조업 규모가 너무 적어서 수입품을 대체할 상품이 많지 않고, 결국 소비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효과만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3~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빅테크가 오름세를 주도하면서 나스닥은 오전 10시 20분께 18690.01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오름폭은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나스닥은 0.56% 오른 채 거래를 마쳤고요. S&P500 지수는 0.03% 약보합세, 다우는 0.61%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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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면때 어려움을 겪는 주식들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중 ▲유틸리티(-1.46%) ▲금융(-1.05%) ▲필수소비재(-0.76%) ▲부동산(-0.76%) ▲소재(-0.64%) 등 8개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은행 업종이 큰 폭 하락했는데요. 뉴욕커뮤니티은행이 나쁜 전망을 내놓은 뒤 8.3% 폭락했고요. 이에 JP모건 1.2%, 골드만삭스도 2.3%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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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이 미국 정부가 테더에 대해 금융 제재 및 자금 세탁 방지 규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암호화폐 관련 주도 폭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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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공포 지수로 알려진 변동성 지수(VIX)는 오후 들어 치솟으면서 6.55% 오른 20.33에 거래됐습니다. 20 수준은 전통적으로 변동성이 더 큰 시장이 온다는 걸 알리는 신호입니다. 앞으로 2주 동안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온갖 이벤트와 데이터가 몰려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우선 매그니피선트 7(Mag 7) 주식 중 테슬라(이미 발표)와 엔비디아(11월 20일 발표)를 제외한 5개 기업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합니다. 29일(화) 알파벳에 이어 30일(수)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31일(목)에 아마존과 애플이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이들뿐 아니라 인텔, AMD, KLA 등 반도체 업체와 포드, 비자와 마스터카드, 맥도널드, 머크, 쉘, 우버, 엑슨모빌과 셰브런 등도 실적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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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어닝시즌은 예상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운 상황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오늘까지 S&P500 기업의 37%가 실적을 보고한 가운데 그 중 75%가 월가 추정보다 많은 주당순이익(EPS)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7%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 75%와 같습니다. 문제는 이익의 크기입니다. 전체적으로 이들 기업은 추정치보다 5.7% 많은 이익을 보고했는데요. 이는 5년 평균 8.5%, 10년 평균 6.8%보다 적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3.5%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의 추정치를 더한 3분기 전체의 EPS 성장률 추정치도 3.6%에 불과합니다. 월가는 지난 6월 말 7.8% 성장을 점쳤고, 어닝시즌이 시작하던 9월 말에는 4.3%를 예상했었는데 그보다 낮은 것이죠. 팩트셋은 "3분기 성장률이 3.6%로 나타난다면 이는 2023년 2분기(-4.2%) 이후 가장 낮은 이익 증가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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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시즌의 운명은 다음주 Mag 7의 손으로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성장률은 점차 둔화하고 있지요. 실적이 나빠지는 게 아니라 이익은 늘지만 높은 성장세를 무한 반복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IT 업종의 이익 증가율은 2분기 20%에서 3분기 15.6% 낮아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2024년 회계연도 EPS는 10.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는 5년 평균 성장률 18.7%에서 감속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성장률 자체는 매우 탄탄한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이런 낮은 기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마이크 워싱턴 주식 트레이더는 팟캐스트에서 "전반적으로 대형 기술주의 어닝에 대한 기준은 낮아졌고,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기술주 노출을 갖고 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 브로커리지 데이터를 보면 헤지펀드 고객들의 기술주 노출은 보유 미국 주식의 16%를 약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출 비중은 과거 5년간을 100분위로 따졌을 때 7분위에 해당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다. 즉 헤지펀드들의 포지셔닝은 훨씬 더 깨끗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대를 넘는 실적을 내놓아도 투자자들은 관망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은 "시가총액 기준 S&P500 기업의 약 60%가 앞으로 몇 주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그 이후 대선과 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많은 잡음이 존재한다. 대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몇몇 종목이 실적 기대를 충족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선거에 대한 불안을 고려할 때 지금 상승세가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만약 어닝이 낮아진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대선 불안감이 있는 상태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다음주 주의해야 할 것이 분명히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DWS 에셋의 비디아 아난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우리는 약간의 위험 회피 행동을 보고 있으며, 특히 대선 직전에는 아무도 기꺼이 주식을 더 사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주에는 중요한 경제 데이터도 쏟아집니다.
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0일 3분기 GDP 추정치(속보치)가 나오는데요. 월가 컨센서스는 3.0% 증가입니다. 지난 2분기(3.0%)와 같은 속도지요. 소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덕분입니다. 31일에는 9월 PCE 물가가 나옵니다.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6%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월 대비 수치에 대한 추정은 월가 금융사 사이에 0.24~0.26%로 엇갈리고 있으므로 0.2%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8월(0.1%, 2.7%)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높아지지만, 전년 대비로는 둔화 추세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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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에는 10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는데요. 월가는 신규고용 12만 개, 실업률 4.1% 유지를 예상합니다. 9월에 모두를 놀라게 했던 고용(25만4000개)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인데요. 이는 오는 7일 FOMC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문제는 데이터에 잡음이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란 것이죠. 10월 조사 기간에 미국에 허리케인이 들이닥쳤고요. 보잉 등에서 파업도 이어졌습니다. 노동부는 1000명 이상이 참여한 4건의 파업으로 인해 총 4만4000개 일자리가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사전 경고했습니다.
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웰스파고는 "10월 보고서에서 고용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독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잉에서 파업으로 3만3000명의 노조원이 해고되었고 일부 비노조원은 휴직하게 되었다. 게다가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으로 인한 피해로 일자리가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10월에는 비농업 고용이 9월보다 급감한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실업률은 이런 사건들에서 보호받을 것(완전히 면역된 것은 아니지만)이다. 휴직 근로자는 그렇지 않지만 파업 근로자는 (실업률 조사의 기반인) 가계 조사에서 고용된 것으로 간주된다. 마찬가지로 날씨로 인해 결근한 근로자는 여전히 고용된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10월 실업률은 4.1%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워낙 잡음이 많으므로 Fed가 11월에는 이런 데이터를 무시하고 25bp 인하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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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ADP 10월 민간고용 데이터도 나옵니다. 1일에는 미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공개됩니다.

다음주 31일에는 일본을 봐야 합니다. 일본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엽니다. 시장은 기준금리(0.25%) 동결을 예상하는데요. 어떤 가이던스를 주느냐가 환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강세를 보여온 달러는 특히 엔화에 대해 강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금리를 인상했을 때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므로 소통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런 중요한 이벤트들은 11월 5일 대선이라는 쓰나미 앞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증시는 반길 수 있지만, 금리, 환율 등 자산 전반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은 기정사실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합주 7곳을 누가 차지하는지가 관건인데요. 에머슨 대학의 설문조사에서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에서 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포인트를 앞섰습니다. 하지만 조사의 오차 범위가 3%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에버코어 ISI는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그렇게 높지만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해리스는 7월 말 좋은 출발을 했고 9월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후 저학력 유권자에게 경제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경제와 이민 문제에 대한 유권자 불만, 트럼프가 소수인종 유권자 사이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선거가 명확히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는 매우 치열하며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 우리는 트럼프 승리 가능성을 베팅 시장에서 암시하는 60%대가 아닌 55%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먼저 여론조사가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것입니다. 경합주 조사도 마찬가지이고요. 또 투표 동원력은 해리스 쪽이 더 우수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 점이 근소한 차이로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선거 분위기와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6년 모두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죠. 2012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버코어는 "과거 분위기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선거들보다도 이번 선거는 훨씬 더 접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이치뱅크도 "전반적인 시장을 보면 트럼프의 당선 프리미엄은 적당한 수준으로만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치 베팅이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바뀌었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외환 시장, 즉 달러인데요. 도이치뱅크는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12달러에서 1.09달러로 하락한 것은 주로 강력한 미국 고용 수치에 따른 Fed 완화 기대치 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선거 구도 변화는 일부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죠. 또 관세에 민감한 S&P500 기업들의 주가는 횡보하고 있으며, 최근에야 부진해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각도 비슷합니다. 트럼프의 승리가 가장 큰 변화를 부를 수 있는 자산이 미국 달러이고 최근 달러가 크게 올랐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달러화 상승은 정치가 아닌 경제 지표 개선, Fed의 금리 인하 확률 하락 등 펀더멘털한 요인들의 변화와 일맥상통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