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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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37294.1.png)
25일(미 동부시간) 장 초반에는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이어가고 테슬라가 이틀째 급등세를 보이면서 뉴욕 증시가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확인하는 경제 데이터도 꾸준히 이어졌고요.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했고요.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 실적과 함께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10월 고용보고서 등 핵심 데이터가 쏟아지는 다음주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불안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대선 직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열리지요. 물론 많은 투자자는 대선이 끝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유리한 계절성과 함께 11월, 12월 연말 랠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37295.1.jpg)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그동안 10년물 수익률이 치솟은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① 데이터를 보면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금리를 인하한 이후에 미국의 국내총소득(GDI)이 기존 발표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수정되었고요. 소매판매 등 소비는 계속 강세를 보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보다는 높게 나왔죠.
② '트럼프 트레이드'입니다. 즉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세, 감세 등 공약이 실행되면 재정 적자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는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인 만큼, 채권 매도세가 나타난 것이죠.
③ 기술적 요인인데요. 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많은 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했고 장기적인 포지션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금리가 올라가면서 실망하게 된 이들이 채권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캐론 매니저는 당분간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방향성 없이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금리의 방향은 전반적으로 Fed 정책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Fed가 (느리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률 상승은 어느 정도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재정 적자 증가에 대한 걱정이 있고, 당장 대선이 그런 걱정을 자극하고 있으므로 (경기 침체 신호가 나타나기 전에는) 하락한다 해도 큰 폭으로 내려가지는 않으리라고 봤습니다.
오늘 경제 데이터도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9월 내구재 주문(예비치)은 전달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8월 수치는 기존 0%가 0.8% 감소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다만 이런 내림세는 보잉 탓입니다. 상업용 항공기 주문은 두 달 연속 20%가량 감소했지요. 시장은 '기업 투자' 지표로 간주되는 핵심 자본재 주문(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을 주목했습니다. 이건 전월보다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 0.1% 증가보다 좋았습니다. 8월 수치도 0.3% 증가한 것으로 상향 수정되었습니다. RSM은 "내구재 주문은 9월에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보잉 항공기 주문 감소에 따른 것이었다. 우리는 핵심 자본재 주문과 출하를 따지는데, 주문은 0.5% 증가했고 최근 3개월 연율 환산치도 0.5% 늘었다. 이는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 투자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를 덜어준다. 다만 핵심 자본재 출하량은 9월 0.3% 하락했고 이는 3분기 GDP 증가율을 일부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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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3~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빅테크가 오름세를 주도하면서 나스닥은 오전 10시 20분께 18690.01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오름폭은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나스닥은 0.56% 오른 채 거래를 마쳤고요. S&P500 지수는 0.03% 약보합세, 다우는 0.61%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37338.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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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이런 낮은 기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마이크 워싱턴 주식 트레이더는 팟캐스트에서 "전반적으로 대형 기술주의 어닝에 대한 기준은 낮아졌고,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기술주 노출을 갖고 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 브로커리지 데이터를 보면 헤지펀드 고객들의 기술주 노출은 보유 미국 주식의 16%를 약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출 비중은 과거 5년간을 100분위로 따졌을 때 7분위에 해당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다. 즉 헤지펀드들의 포지셔닝은 훨씬 더 깨끗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대를 넘는 실적을 내놓아도 투자자들은 관망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은 "시가총액 기준 S&P500 기업의 약 60%가 앞으로 몇 주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그 이후 대선과 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많은 잡음이 존재한다. 대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몇몇 종목이 실적 기대를 충족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선거에 대한 불안을 고려할 때 지금 상승세가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만약 어닝이 낮아진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대선 불안감이 있는 상태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다음주 주의해야 할 것이 분명히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DWS 에셋의 비디아 아난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우리는 약간의 위험 회피 행동을 보고 있으며, 특히 대선 직전에는 아무도 기꺼이 주식을 더 사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주에는 중요한 경제 데이터도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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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인플레, 고용…'슈퍼 위크가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37353.1.png)
다음주 31일에는 일본을 봐야 합니다. 일본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엽니다. 시장은 기준금리(0.25%) 동결을 예상하는데요. 어떤 가이던스를 주느냐가 환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강세를 보여온 달러는 특히 엔화에 대해 강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금리를 인상했을 때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므로 소통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런 중요한 이벤트들은 11월 5일 대선이라는 쓰나미 앞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증시는 반길 수 있지만, 금리, 환율 등 자산 전반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은 기정사실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합주 7곳을 누가 차지하는지가 관건인데요. 에머슨 대학의 설문조사에서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에서 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포인트를 앞섰습니다. 하지만 조사의 오차 범위가 3%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에버코어 ISI는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그렇게 높지만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해리스는 7월 말 좋은 출발을 했고 9월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후 저학력 유권자에게 경제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경제와 이민 문제에 대한 유권자 불만, 트럼프가 소수인종 유권자 사이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선거가 명확히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는 매우 치열하며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 우리는 트럼프 승리 가능성을 베팅 시장에서 암시하는 60%대가 아닌 55%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먼저 여론조사가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것입니다. 경합주 조사도 마찬가지이고요. 또 투표 동원력은 해리스 쪽이 더 우수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 점이 근소한 차이로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선거 분위기와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6년 모두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죠. 2012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버코어는 "과거 분위기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선거들보다도 이번 선거는 훨씬 더 접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이치뱅크도 "전반적인 시장을 보면 트럼프의 당선 프리미엄은 적당한 수준으로만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치 베팅이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바뀌었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외환 시장, 즉 달러인데요. 도이치뱅크는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12달러에서 1.09달러로 하락한 것은 주로 강력한 미국 고용 수치에 따른 Fed 완화 기대치 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선거 구도 변화는 일부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죠. 또 관세에 민감한 S&P500 기업들의 주가는 횡보하고 있으며, 최근에야 부진해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각도 비슷합니다. 트럼프의 승리가 가장 큰 변화를 부를 수 있는 자산이 미국 달러이고 최근 달러가 크게 올랐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달러화 상승은 정치가 아닌 경제 지표 개선, Fed의 금리 인하 확률 하락 등 펀더멘털한 요인들의 변화와 일맥상통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