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넘실 파도치는 조승우의 '햄릿'…독보적이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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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의 연극 데뷔작 '햄릿'
생명력 넘치는 연기 눈부시지만
주변 인물 평면적이고 역동성 부족해
원작 희곡에 충실한 점은 강점
작품만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11월 17일까지
생명력 넘치는 연기 눈부시지만
주변 인물 평면적이고 역동성 부족해
원작 희곡에 충실한 점은 강점
작품만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11월 17일까지
![넘실넘실 파도치는 조승우의 '햄릿'…독보적이라 아쉽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58571.1.jpg)
조승우가 맡은 역할은 덴마크 왕자 햄릿. 햄릿의 어머니인 여왕 거트루드는 선왕이 죽자마자 그의 동생 클로디어스와 결혼한다. 이 결혼으로 클로디어스는 햄릿의 삼촌이자 새아버지, 그리고 새로운 왕이 된다. 햄릿이 클로디어스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였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가족사에 햄릿은 어머니를 향한 배신감, 그리고 삼촌을 향한 복수심에 휩싸인다.
![넘실넘실 파도치는 조승우의 '햄릿'…독보적이라 아쉽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58591.1.jpg)
그에 비해 주변 인물들은 밋밋하다. 죄책감과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거트루드의 고민이 잘 느껴지지 않고 갑자기 애틋한 어머니의 옷을 입는다. 햄릿의 연인인 오필리아도 햄릿의 광기에 상처받는 모습에 머물러 비극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햄릿을 향한 증오심에 불타던 레어티즈도 너무 쉽고 다정다감하게 햄릿을 용서한다.
공연은 원작 희곡에 충실하다. 군더더기 없는 무대에 셰익스피어 특유의 운율이 살아있는 대사의 맛도 살아있다. 햄릿의 어린 시절 친구 길덴스턴과 로렌크란츠가 실성한 척하는 햄릿 사이에 오가는 도발적인 유머도 간결하고 재치 있다.
![넘실넘실 파도치는 조승우의 '햄릿'…독보적이라 아쉽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1.38458569.1.jpg)
진득하게 가슴 옥죄는 인간적인 고뇌와 딜레마가 깊게 담긴 예술의전당의 '햄릿'. 그 자체로도 '햄릿'의 힘은 느껴지지만, 이 작품만의 색깔을 찾는 관객에게는 고전을 '재연'하는 무대로 느껴질 수 있다. 공연은 11월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