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스 맥마흔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 회장. 사진=AP
빈스 맥마흔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 회장. 사진=AP
빈스 맥마흔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 회장과 WWE가 링사이드 아나운서의 소년 성범죄를 알고도 막지 못한 혐의로 기소됐다.

25일(현지시간) 미 NBC뉴스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카운티에서 맥마흔과 WWE 대상 소송이 제기됐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활동한 아나운서 멜빈 필립스 주니어가 링사이드 조수 역할을 했던 12세 이하 소년들(링 보이) 5명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WWE와 모회사인 TKO 홀딩스가 이를 묵인했다는 취지다.

소송을 제기한 로펌인 디첼로 레빗과 머피, 팰컨 앤 머피는 성명을 통해 "미성년자인 링 보이들은 멜빈 필립스에 의해 조종, 착취,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레슬링 스타를 만날 수 있다고 이혼 가정의 아이들을 유인해서는 레슬링 행사뿐만 아니라 호텔이나 다른 장소에서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디첼로 레빗의 파트너 그렉 구츨러는 "맥마흔 부부는 필립스의 변태적 성향을 오랜기간 알고 있었다"며 "학대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막으려 하지 않은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고객들의 용기 덕분에 마침내 어린 소년들의 공개적이고 만연한 성범죄를 허용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필립스는 2012년 사망했다. NBC뉴스는 TKO와 WWE에 논평을 요구했지만, 이들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빈스 맥마흔의 변호사이자 에이킨 검프 스트라우스 하우어 & 펠트 로펌의 제시카 로젠버그는 NBC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맥마흔에 대한 과실 주장은 근거 없는 진술에 의존한 터무니없는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