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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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결함 사고, 실적 악화, 한 달 넘게 이어진 파업 등 궁지에 몰린 보잉이 우주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월 켈리 오토버그 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기 이전부터 보잉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로그램 매각을 위해 블루 오리진과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이다.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사고로 맞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오토버그 CEO를 임명했는데, 우주 사업 매각은 그 전부터 검토했다는 것이다. 오토버그 CEO는 취임 당시 자산 매각을 고려하고,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들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9월에는 방산 및 우주 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테드 콜버트를 해고했다.

WSJ에 따르면 오토버그 CEO는 최근 애널리스트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더 많은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보다 적은 일을 잘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잉을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로 스타라이너 등 우주 사업 인수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및 방산 프로젝트의 개발 지연, 5주째 지속된 노조 파업으로 보잉은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보잉의 우주 사업은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우주비행사를 운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와 ISS 지원 사업이 포함된다. 스타라이너는 수년간 개발 지연과 기술적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첫 시험 발사가 여러 차례 지연되다가 지난 6월 2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당초 비행 일정은 8일이었지만 기기 결함으로 지구 귀환이 계속 미뤄져 내년 2월 귀환할 예정이다.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손실이 확대되는 것도 우주 사업 매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보잉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 추산 결과 이번 파업으로 인해 보잉은 한 달에 약 1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보잉의 신용등급이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