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편입 불발에도 목표가 뛰었다…밸류업 불씨 살린 KB금융 [종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본비율 활용한 명확한 주주환원 기준 제시에 '환호'
증권가 호평에 주가 8% 급등…은행업종 동반 강세
"위험가중자산 관리가 관건…비이자이익 비중 키워야"
증권가 호평에 주가 8% 급등…은행업종 동반 강세
"위험가중자산 관리가 관건…비이자이익 비중 키워야"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KB금융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와 함께 강세를 보였다. 지난 24일 3분기 실적과 함께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주식시장 안팎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내면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KB금융은 전날보다 8.37% 급등한 10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장 마감 이후 공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증권가의 호평 덕이다. 공시 이후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 리서치센터 14곳 중 11곳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현재 집계된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1만5200원으로, 지난 24일(10만8222원)보다 6.45% 높다.
KB금융의 밸류업 공시 내용 중 증권가의 금융업종 전문가들의 눈길을 끈 건 매년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연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를 초과하는 부분을 다음연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반기 말 기준 CET1이 13.5%를 넘으면 초과분을 추가로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명확한 포뮬라(공식) 제시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의) 지속가능성 및 예측 가능성을 제고했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성과에 따라 주주환원율 50% 달성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RWA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유형별로 위험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한 것으로, CET1을 계산할 때 분모 부분에 들어간다. 분모는 보통주 발행으로 조달한 자본과 이익잉여금을 합한 보통주자본이다. 분기별로 이익잉여금이 더해지기에 RWA가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CET1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연간 RWA 증가율 목표치로 5%를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RWA 관리는 외형(자산 규모)과 위험가중치(RW) 조절뿐 아니라 자산 배분의 기회비용을 모두 포함한다”며 “비이자 이익, 특히 수수료이익은 RWA를 늘리지 않으면서 CET1을 증가시키는 효율적인 수익원으로, 이를 통한 이익 증대는 환원 규모 증가로 직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의 향후 주주환원 규모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CET1이 워낙 높아 실제로 13%를 웃도는 부분을 모두 주주환원에 소진하면 다소 파격적인 금액으로, 관건은 실제 이행 여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9월 말 현재 KB금융의 CET1은 13.85%다. 연말 기준 13.6%를 가정하면 내년 주주환원 규모는 2조3500억원에 달한다고 대신증권은 추정했다.
다만 주주환원 규모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ET1의 0.1%포인트 변화에 따라 자사주 매입 규모가 3370억원씩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KB금융의 주주환원 계획은) 변동성 또한 상당히 커질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도달할 때까지는 주주환원의 초점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둘 계획이다.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주가가 86.69%나 치솟았지만, 여전히 PBR은 0.7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밸류업 공시에는 이익 규모보다 주당순이익(EPS)나 주당장부가치(BPS)와 같은 주당지표의 증가를 목표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꾸준히 강도 있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됐지만, KB금융은 기대 이상의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지배기업소유지분순이익이 1조6139억원으로, 실적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 1조5145억원을 웃돌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NIM)이 0.13%포인트 하락해 순이자이익이 둔화됐지만, 수수료이익을 비롯한 비이자이익이 개선돼 순영업수익 우상향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호실적과 밸류업 공시에 대한 주식시장의 환호는 은행주 전반으로 퍼졌다. 지난 25일 하나금융지주(4.07%), 신한지주(3.39%), 우리금융지주(2.58%), BNK금융지주(3.88%), JB금융지주(3.98%) 등도 치솟았다. 은행업종 대장주가 눈길을 끄는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른 은행주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조만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예정이다.
KB금융은 밸류업지수 구성종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자기자본수익률(ROE) 기준에 미달했다는 게 지수를 개발한 한국거래소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밸류업 테마의 대표 업종으로 꼽힌 은행업종 대장주가 빠진 걸 두고 뒷말이 많았다. 다만 밸류업지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데 따라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의 첫 번째 구성종목 변경을 올 연말에 앞당겨 실시하기로 하면서 증권가에선 KB금융의 밸류업지수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KB금융은 전날보다 8.37% 급등한 10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장 마감 이후 공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증권가의 호평 덕이다. 공시 이후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 리서치센터 14곳 중 11곳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현재 집계된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1만5200원으로, 지난 24일(10만8222원)보다 6.45% 높다.
KB금융의 밸류업 공시 내용 중 증권가의 금융업종 전문가들의 눈길을 끈 건 매년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연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를 초과하는 부분을 다음연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반기 말 기준 CET1이 13.5%를 넘으면 초과분을 추가로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명확한 포뮬라(공식) 제시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의) 지속가능성 및 예측 가능성을 제고했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성과에 따라 주주환원율 50% 달성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RWA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유형별로 위험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한 것으로, CET1을 계산할 때 분모 부분에 들어간다. 분모는 보통주 발행으로 조달한 자본과 이익잉여금을 합한 보통주자본이다. 분기별로 이익잉여금이 더해지기에 RWA가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CET1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연간 RWA 증가율 목표치로 5%를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RWA 관리는 외형(자산 규모)과 위험가중치(RW) 조절뿐 아니라 자산 배분의 기회비용을 모두 포함한다”며 “비이자 이익, 특히 수수료이익은 RWA를 늘리지 않으면서 CET1을 증가시키는 효율적인 수익원으로, 이를 통한 이익 증대는 환원 규모 증가로 직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의 향후 주주환원 규모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CET1이 워낙 높아 실제로 13%를 웃도는 부분을 모두 주주환원에 소진하면 다소 파격적인 금액으로, 관건은 실제 이행 여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9월 말 현재 KB금융의 CET1은 13.85%다. 연말 기준 13.6%를 가정하면 내년 주주환원 규모는 2조3500억원에 달한다고 대신증권은 추정했다.
다만 주주환원 규모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ET1의 0.1%포인트 변화에 따라 자사주 매입 규모가 3370억원씩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KB금융의 주주환원 계획은) 변동성 또한 상당히 커질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도달할 때까지는 주주환원의 초점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둘 계획이다.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주가가 86.69%나 치솟았지만, 여전히 PBR은 0.7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밸류업 공시에는 이익 규모보다 주당순이익(EPS)나 주당장부가치(BPS)와 같은 주당지표의 증가를 목표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꾸준히 강도 있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주목됐지만, KB금융은 기대 이상의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지배기업소유지분순이익이 1조6139억원으로, 실적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 1조5145억원을 웃돌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NIM)이 0.13%포인트 하락해 순이자이익이 둔화됐지만, 수수료이익을 비롯한 비이자이익이 개선돼 순영업수익 우상향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호실적과 밸류업 공시에 대한 주식시장의 환호는 은행주 전반으로 퍼졌다. 지난 25일 하나금융지주(4.07%), 신한지주(3.39%), 우리금융지주(2.58%), BNK금융지주(3.88%), JB금융지주(3.98%) 등도 치솟았다. 은행업종 대장주가 눈길을 끄는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른 은행주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조만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예정이다.
KB금융은 밸류업지수 구성종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자기자본수익률(ROE) 기준에 미달했다는 게 지수를 개발한 한국거래소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밸류업 테마의 대표 업종으로 꼽힌 은행업종 대장주가 빠진 걸 두고 뒷말이 많았다. 다만 밸류업지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데 따라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의 첫 번째 구성종목 변경을 올 연말에 앞당겨 실시하기로 하면서 증권가에선 KB금융의 밸류업지수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