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빈칸 유형은 가장 긴 선택지를 지운 뒤 1, 2번 중 고르면 됩니다. 36번과 37번 문항은 정답이 다르니 2번으로 찍으면 둘 중 하나는 맞습니다.”

27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수능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찍특’이 증가하고 있다. 찍기 특강의 줄임말인 찍특은 수능 시험장에서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의 정답을 추측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특강이다.

찍특은 주로 개인 강사가 텍스트나 영상 형식으로 수능 2~3주 전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이미 10여 개의 찍특이 올라왔다.

조회수도 나쁘지 않다. 2023학년도 수능 직전 공개된 입시 컨설턴트 A씨의 영어 시험 찍기 영상은 누적 조회수 29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학원 수학 강사 B씨의 수학 찍특도 조회수 14만 회를 기록 중이다. A강사는 “작년 수능 때도 저의 찍특이 적중해 학생들에게서 감사 인사가 쏟아졌다”며 적중률을 자랑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다. 서울 대치동 오프라인 학원에서도 찍특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의 한 강사는 “대부분 학원에서 찍특을 연다고 보면 된다”며 “시대인재 등 대형 입시학원에서도 찍특을 해왔다”고 전했다.

학생들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하위권뿐 아니라 중상위권 학생도 찍특을 보는 사례가 많다. 한 수험생은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 ‘지금 시점부터 찍특을 체화해야 수능 때 적용할 수 있다’고 썼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 역시 ‘영어 등급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랐다’ ‘찍특에서 알려준 대로 네 문제를 찍었고 그중 두 문제가 맞아 논술 최저 수능 등급을 맞출 수 있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입시 전문가들은 찍특을 두고 ‘전혀 근거가 없다’며 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우연찮게 맞춘 소수만 존재하는데 수험생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김병진 이투스 입시연구소장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수험생의 불안 심리가 증폭되는데, 이들을 현혹해 이름을 알리려는 강사들이 찍특을 내놓고 있다”며 “강사들 입장에서는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심리로 한 번 잘 찍었다고 소문이 나면 영웅이 되고, 안 맞아도 수험생만 피해를 볼 뿐 특별한 문제가 없어 계속 생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