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결함 사고, 실적 악화, 한 달 넘게 이어진 파업 등 궁지에 몰린 보잉이 우주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로그램을 매각하기 위해 블루오리진과 접촉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세운 우주 기업이다.

이번 매각은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기 전부터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사고로 맞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오트버그를 CEO로 임명했다. 오트버그 CEO는 취임 당시 자산 매각을 고려하고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를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9월에는 우주 및 방산 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테드 콜버트를 해고했다.

WSJ에 따르면 오트버그 CEO는 최근 애널리스트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더 많은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보다 적은 일을 잘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잉을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로 스타라이너 등 우주 사업 인수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 및 방산 프로젝트의 개발 지연, 5주째 지속된 노조 파업으로 보잉은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보잉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 추산 결과 이번 파업으로 보잉은 한 달에 약 10억달러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보잉 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