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도 생겼는데…서울 25평 갈까, 경기도 34평 갈까" [동 vs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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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vs 동] 3회 강동구 상일동 vs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강남 4구 '강동구'…"미래 가치 생각한다면 당연히 서울"
쾌적함의 끝판왕 '미사강변도시'…"서울서 넘어오는 경우도"
강남 4구 '강동구'…"미래 가치 생각한다면 당연히 서울"
쾌적함의 끝판왕 '미사강변도시'…"서울서 넘어오는 경우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편집자주]
# "올해 우리 집에 새 생명이 찾아왔습니다. 가족이 4명으로 늘어나니 3명일 때와 생활이 또 달라지는데 가장 큰 걱정은 역시나 '집'입니다. 집사람과 상의한 끝에 선택지를 강동구 상일동과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로 좁혔습니다. 상일동에선 25평(전용면적 59㎡), 미사강변도시로 나가면 34평(전용 84㎡)이 가능한 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송모씨)
'옆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서울과 맞닿아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특히 서울과 서울 바로 옆에 있는 지역은 집값이 오를 땐 함께 '싱글벙글'하다가도 집값이 횡보하거나 변별력 있는 시장에선 "우리 동네가 더 좋아"라면서 으르렁거리기도 합니다. 강동구 상일동과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망월동 일대) 역시 이런 관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덕비즈밸리 입주 앞둔 상일동역 수혜주…1만5000가구 미니신도시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덕·상일동 일대에 있던 주공아파트들은 일제히 재건축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로 바뀌었습니다. 2018년 3월 '고덕숲아이파크(687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주공 1~2단지가 새로 태어난 '고덕그라시움(4932가구)'가 2019년 9월 입주했습니다.이어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7단지·1859가구)'가 같은 해 12월 집들이를 시작해 △'고덕센트럴아이파크(5단지1745가구) △'고덕아르테온(2020년 입주·3단지·4066가구) △'고덕자이(2021년 이주·6단지·1824가구) 등이 순차적으로 입주하면서 1만5000가구가 넘는 미니신도시가 완성됐습니다. 하남이 아직 개발되기 전엔 서울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이 종착역으로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줬습니다. 이에 상일동역과 가장 가까운 고덕그라시움과 고덕아르테온이 고덕·상일동의 대표 단지가 됐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덕동 대장 단지인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8월 20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달로 또 다른 전용 84㎡가 18억9000만원에 팔려 19억원 내외로 거래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이 단지 전용 59㎡ 역시 지난달 15억8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고덕그라시움 맞은편에 있는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84㎡는 지난 5일 18억원에 거래돼 고덕그라시움 가격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입니다. 이 단지 전용 59㎡ 역시 지난 7월 14억4500만원까지 치솟았고 지난달엔 14억1500만원에 손바뀜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단지가 적게는 3년에서 많게는 6년 차에 접어들면서 미니신도시는 점점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을 중심으로 9호선 고덕역(가칭·급행)과 같은 호선 비즈밸리역(가칭·급행)이 고덕그라시움 주변으로 들어설 예정이고 또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천호대로가 교차하는 상일 IC가 있어 서울 중심지로의 이동이 쉽습니다.
강동구 최대 상업업무복합단지인 고덕비즈밸리 입주도 다가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다수의 IT(정보기술) 기업이 들어섭니다. 내년엔 서울 최초로 이케아(IKEA)가 고덕비즈밸리로 들어옵니다. 학군도 유망합니다. 고덕그라시움 도보 거리엔 강덕초, 고덕초, 고덕중이 있고 광문고, 한영외고, 배재고, 명일여고 등과도 가깝습니다. 상일동엔 크고 작은 근린공원도 많아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초등학생까지는 상가에 있는 학원들에서 내신을 중심으로 보충을 할 수 있고 중고등학생의 경우 고덕역 인근에 있는 학원가를 이용하면 됩니다.
상일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고덕그라시움이 작년에 입주 4년 차를 맞았는데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내심 전·월세나 매매 등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평소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며 "그만큼 상일동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고 남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4인 가족이 전용 59㎡에 거주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덕그라시움이나 고덕아르테온 전용 59㎡가 조금 작게 빠졌다는 얘기가 있지만 많게는 5인 가구까지 사는 것도 본 적이 있다"며 "고덕·상일 일대가 재건축되기 전 미사강변도시로 빠져나갔던 한 수요자는 결국 면적대를 좁혀 다시 이 동네로 이사 왔다. 그는 '진짜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면서 후회했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가치를 생각한다면 굳이 큰 평형대를 찾아 미사강변도시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하면 강동구의 가치가 더 높아지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도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울 '옆세권'…쾌적함의 끝 '미사강변도시'
미사강변도시의 '미사'는 아름다운 물결과 모래로 이뤄진 섬에서 유래했습니다. 한강에 있는 독립된 섬이었지만 1982년부터 시작된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됐죠. 미사 강변도시는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수십년간 매매와 개발이 제한됐는데요, 하지만 2009년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로 선정되면서 제한구역에서 해제됐습니다. 2011년 조성공사에 들어가 2013년 보금자리주택정책 수정에 따라 정식명칭을 하남미사보금자리에서 미사강변도시로 바꿨습니다.미사강변도시는 약 546㎡ 규모에 주택 3만8000여가구, 인구는 12만명에 육박하는 신도시입니다. 망월동 일대에 있는 단지들을 통칭하는 곳입니다. 2014년부터 입주가 시작됐고 이제는 도시가 단단해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주상복합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집값을 자랑하는 곳은 망월호수공원을 바라보고 있는 '미사강변푸르지오'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6월 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물건은 망월호수공원을 바라보는 '호수뷰'가 가능한 곳으로 아파트 단지 내 RR(로열동·로열층) 물건입니다. 가격으로만 보면 고덕동이나 상일동 대장 아파트의 전용 59㎡ 가격입니다. 사실 고덕동이나 상일동 대장 단지의 전용 59㎡를 정리하면 미사강변도시의 전용 84㎡는 물론 전용 95㎡(37평)이나 전용 102㎡(40평)까지도 매수가 가능합니다.
신도시답게 정주 여건이 좋습니다. 5호선 미사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지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북적입니다. 혼자 사는 직장인은 물론 신혼부부,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실수요자들이 이용하기가 편리합니다.
미사강변도시를 가로지르는 망월천을 따라 아파트 단지가 쭉 들어서 있습니다. 고덕·상일동이 아파트 단지들로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느낌이라면 미사강변도시는 넓은 땅에 아파트가 지어진 만큼 탁 트인 느낌이 강합니다. 또 망월천을 중심으로 곳곳에 근린공원이 많습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한강공원과 미사조정경기장 등도 있습니다. 풍부한 녹지가 많은 '숲세권'인 셈입니다.
서울 접근성도 더 개선될 전망입니다. 현재는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이 유일한 철도 노선인데,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을 통해 미사강변도시 내 1개 역을 만들 예정입니다. 연장된다면 미사부터 강남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통은 2031년으로 예상돼 있습니다.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 강일동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다 미사강변도시로 이사 온 한 30대 아기 엄마는 "강일동도 살기에 나쁘지 않았지만, 미사강변도시로 이사 온 뒤로는 정말 만족한다"며 "신도시인 만큼 아파트 평면도 잘 나온 것 같고 조금만 나가면 인근에 근린공원이 많아 아이들 키우기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망월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대표는 "경기도 하남시 안에 있지만 하남 원도심과는 확실하게 구별 되는 곳"이라면서 "서울과 가까워 서울 집값 상승 온기를 확실하게 받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상일동에서 살다가 답답함을 느끼고 미사강변도시로 넘어온 경우도 심심찮게 있었다"며 "만약 서울로 다시 입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미사강변도시 내 대장 아파트를 매수해 쾌적하게 살다가 나중에 다시 서울로 돌아가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에 따르면 3.3㎡당 가격 기준으로 나눈 급지는 상일동은 서울, 미사강변도시는 경기도라 사실상 비교가 불가능했습니다. 상일동은 서울 내 2급지, 망월동은 경기 하남시 내 1.3급지였습니다. 학교 역시 인지도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고덕동과 상일동에 있는 배재고, 한영외고 등은 이미 서울 전반에서 유명한 학교였고, 망월동 내 하남고 등도 비평준화 학교로 하남 내에선 굉장히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강동구 고덕·상일동은 미사강변도시에 비해 단지들의 평균 가격이 높아 상급지로 판단된다"며 "학군 역시 진학률을 따져본다면 고덕·상일동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