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 마켓 데이터
김준섭 KB증권 ESG리서치팀장
김준섭 KB증권 ESG리서치팀장
투자수익률을 위해서라도 향후 10년간 에너지를 쓰는 방식의 변화를 예측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 기후 위기와 함께 에너지 전환에 대한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기 시작하면서다. 10월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SMR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원자력을 이용한 에너지 사용 방식에 무게를 실었다는 점이 최대 화두였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 즉 소형모듈원자로의 약어로 일반적 원자력발전소가 1000MW 이상 발전 용량을 갖는 것 대비 SMR을 활용한 원자력발전소는 300MW 규모의 발전 용량이 특징이다. 즉 일반적 원자력발전소보다 수요에 대한 접근성이 좋고 초기 투자비용이 낮을 수 있어 재정적 부담이 적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10월 초 빅테크 회사인 AWS가 5억 달러(7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사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이미 SMR 형태의 원자력발전에 투자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슈화되고 있다.

기후적 금융 관점에서 SMR의 원전시장 본격화는 탄소배출 급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후 위기의 온실가스배출을 저감할 에너지 공급 수단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 같은 재생에너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마저 여의치 않은 기업은 탄소배출권이나 재생에너지 구매 인증(REC)을 구입하면서 탄소배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왔다.

그러나 SMR의 원자력발전이 본격화되면 기업들은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데 소요되는 천문학적 투자 비용(1000MW 규모 원자력발전소 투자 시 2조5000억 원 수준)을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탄소배출이 많지 않은 원자력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즉, 일반 기업 입장에서도 자가 사용 목적을 위해 SMR의 원자력발전에 투자해볼 만한 규모로 내려왔다는 점이 기후 금융 관점에서 SMR의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배경이다.

다만 전력 에너지를 한 단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인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비용(Levelized Cost of Energy, LCOE) 관점에서 보면 조금은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다. 일단 재생에너지원의 발전비용 하락세가 매우 빠르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은 따로 원재료가 들지 않는 데 반해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기자재 가격 하락 폭이 컸던 것이 발전비용 하락세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원재료를 필요로 하는 화력발전(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과 원자력발전(우라늄 등)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비용 상승의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원자력발전의 핵심 원료인 우라늄은 최근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로 가격이 233% 급등했다.

결국 10년 후에는 원자력발전이든 재생에너지 발전이든 주류 에너지가 아닌 다른 형태의 에너지원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정부와 금융사들은 기후 위기와 자국 내 산업 촉진을 이유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를 육성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결국 투자수익률로 연결될 전망이다. 에너지 전환 동향을 눈여겨볼 시점이다.

[ESG 투읽남] SMR에 몰리는 '돈'...투자수익률 기대 커질까



김준섭 KB증권 ESG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