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체로 발견된 예비교사…강호순 추가 피해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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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평 예비교사 유기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며 연쇄 살인마 강호순의 추가 피해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살인자와의 동승-가평 예비교사 유기 사건'이라는 부제로, 미제로 남은 사건을 파헤쳤다.
2004년 8월 25일, 춘천에 살던 박윤미 씨는 아침 일찍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는 일주일 뒤인 9월 1일부터 경기도 양평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할 예정인 스물넷의 예비교사였다. 이날 양평교육청에 발령장을 제출하기 위해 오전 6시경 홍천행 시외버스에 탑승했고, 오전 8시 반경 양평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터미널을 끝으로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양평터미널에서 양평교육청까지는 차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는데, 윤미 씨가 양평교육청을 방문하지 않았던 것이다. 낮부터 계속해서 윤미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은 그날 저녁 실종 신고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가평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며 확인해 보겠느냐는 불길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날 오후 6시경, 가평의 한 시골 마을 샛길 옆 비탈 아래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는 여성의 시신.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하의 속옷은 착용하지 않은 채 숨져있었다는 여성은 안타깝게도 윤미 씨였다.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이뤄 교사 부임을 불과 일주일 앞뒀던 그녀가, 누군가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살해돼 외진 곳에 유기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시신이 일찍 발견돼 범인이 곧 검거될 줄 알았지만, 유기 현장이나 시신에는 범인의 DNA가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윤미 씨 휴대전화는 그날 오전 10시 21분경 양평에서 꺼졌는데 결국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양평터미널에서 윤미 씨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나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유일한 단서는 그날 점심 12시경, 가평의 한 주유소에서 누군가 윤미 씨의 카드로 주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유소 직원은 승합차를 탄 남자가 주유 후 카드를 내밀었다고 기억했는데, 차량번호나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범인은 양평터미널 인근에서 윤미 씨를 승합차에 태워 범행한 뒤 가평 외진 곳에 유기한 것도 모자라, 주유소에서 그녀의 카드로 대담하게 주유까지 한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미제로 남았던 사건을 10여 년 뒤 재수사하던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범인으로 강호순을 지목했다. 강호순은 지난 2006년부터 2년여간 부녀자 8명을 살해해 대한민국을 공포로 물들였던 인물이다.
경찰이 윤미 씨 사건을 강호순의 범행으로 의심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강호순은 경기도 수원, 안산, 용인, 평택, 화성, 의왕, 시흥, 오산, 안양, 군포 지역에서 여성을 연쇄적으로 납치 살해했다.
2009년 1월 25일에 2008년 12월 19일 경기도 군포시에서 실종된 여자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추가 수사에서 2006년 9월 7일부터 2008년 12월 19일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이 연쇄적으로 실종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처음에는 연쇄 살인을 부인하다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군포 여대생을 포함해 7명을 살해했다고 털어놓았다.
강호순이 살해했다고 밝힌 부녀자는 노래방 도우미 3명, 회사원 1명, 주부 1명, 여대생 2명이었다. 2009년 2월 17일에는 2006년 9월 7일 강원도 정선군에서 당시 정선군청에서 근무하던 여성 공무원 윤 모 씨(당시 23세)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한편 강호순은 2005년 10월 30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자기 장모와 처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정을 받았다. 2005년 10월 30일에는 자기 집에 불이 나 네 번째 부인과 장모가 숨졌다. 강호순은 2009년 7월 23일 살인·현주건조물 방화치사·존속살해·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호순은 구치소로 넘어간 뒤에도 밥 한 끼 거르는 일 없이 꼬박꼬박 먹고, 운동시간마다 방 밖으로 나와 성실하게 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교정당국 관계자는 "강호순이 다른 재소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위엄'을 부리며 왕처럼 지낸다고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알' 제작진은 강호순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지만 강호순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허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구치소 측은 "사형확정자에 대한 접견은 엄정하고 안정된 관리를 필요로 하는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다수 피해자와 유가족의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라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앞서 윤미 씨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관 중 한 명도 강호순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그와의 접견을 시도했으나 접견을 거부당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지난 2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살인자와의 동승-가평 예비교사 유기 사건'이라는 부제로, 미제로 남은 사건을 파헤쳤다.
2004년 8월 25일, 춘천에 살던 박윤미 씨는 아침 일찍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는 일주일 뒤인 9월 1일부터 경기도 양평의 한 초등학교에 부임할 예정인 스물넷의 예비교사였다. 이날 양평교육청에 발령장을 제출하기 위해 오전 6시경 홍천행 시외버스에 탑승했고, 오전 8시 반경 양평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터미널을 끝으로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양평터미널에서 양평교육청까지는 차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는데, 윤미 씨가 양평교육청을 방문하지 않았던 것이다. 낮부터 계속해서 윤미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들은 그날 저녁 실종 신고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가평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며 확인해 보겠느냐는 불길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날 오후 6시경, 가평의 한 시골 마을 샛길 옆 비탈 아래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는 여성의 시신.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하의 속옷은 착용하지 않은 채 숨져있었다는 여성은 안타깝게도 윤미 씨였다.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이뤄 교사 부임을 불과 일주일 앞뒀던 그녀가, 누군가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살해돼 외진 곳에 유기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시신이 일찍 발견돼 범인이 곧 검거될 줄 알았지만, 유기 현장이나 시신에는 범인의 DNA가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윤미 씨 휴대전화는 그날 오전 10시 21분경 양평에서 꺼졌는데 결국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양평터미널에서 윤미 씨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나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유일한 단서는 그날 점심 12시경, 가평의 한 주유소에서 누군가 윤미 씨의 카드로 주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유소 직원은 승합차를 탄 남자가 주유 후 카드를 내밀었다고 기억했는데, 차량번호나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범인은 양평터미널 인근에서 윤미 씨를 승합차에 태워 범행한 뒤 가평 외진 곳에 유기한 것도 모자라, 주유소에서 그녀의 카드로 대담하게 주유까지 한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미제로 남았던 사건을 10여 년 뒤 재수사하던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범인으로 강호순을 지목했다. 강호순은 지난 2006년부터 2년여간 부녀자 8명을 살해해 대한민국을 공포로 물들였던 인물이다.
경찰이 윤미 씨 사건을 강호순의 범행으로 의심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강호순은 경기도 수원, 안산, 용인, 평택, 화성, 의왕, 시흥, 오산, 안양, 군포 지역에서 여성을 연쇄적으로 납치 살해했다.
2009년 1월 25일에 2008년 12월 19일 경기도 군포시에서 실종된 여자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추가 수사에서 2006년 9월 7일부터 2008년 12월 19일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이 연쇄적으로 실종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처음에는 연쇄 살인을 부인하다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군포 여대생을 포함해 7명을 살해했다고 털어놓았다.
강호순이 살해했다고 밝힌 부녀자는 노래방 도우미 3명, 회사원 1명, 주부 1명, 여대생 2명이었다. 2009년 2월 17일에는 2006년 9월 7일 강원도 정선군에서 당시 정선군청에서 근무하던 여성 공무원 윤 모 씨(당시 23세)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한편 강호순은 2005년 10월 30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자기 장모와 처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정을 받았다. 2005년 10월 30일에는 자기 집에 불이 나 네 번째 부인과 장모가 숨졌다. 강호순은 2009년 7월 23일 살인·현주건조물 방화치사·존속살해·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호순은 구치소로 넘어간 뒤에도 밥 한 끼 거르는 일 없이 꼬박꼬박 먹고, 운동시간마다 방 밖으로 나와 성실하게 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교정당국 관계자는 "강호순이 다른 재소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위엄'을 부리며 왕처럼 지낸다고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알' 제작진은 강호순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지만 강호순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허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구치소 측은 "사형확정자에 대한 접견은 엄정하고 안정된 관리를 필요로 하는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다수 피해자와 유가족의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라며 불허 이유를 밝혔다.
앞서 윤미 씨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관 중 한 명도 강호순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그와의 접견을 시도했으나 접견을 거부당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