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 안내판 모습./사진=임형택 기자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 안내판 모습./사진=임형택 기자
영풍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14명의 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 선임, 집행임원제도 전면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 등의 안건을 심의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로써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2라운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평가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적인 업무 집행 감독 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한다"며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씨와 최씨 가문 지분들이 다수의 개인들에게 분산돼 있어 더 이상 어느 주주 한 명이 회사를 책임 경영할 수 없다"며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의하는 등 현 이사회가 철저하게 무력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집행임원제도 도입으로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 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은 실질적인 집행 기능을 담당해 효율성을 강화하게 될 것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현 지배구조에서는 경영진이 이사를 겸하고 있거나, 특정 이사(최 회장)의 대리인에 불과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사하기 어렵다"며 "여기에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지분 총합은 38.47%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