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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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22)이 27일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준우승으로 마친 뒤 골프장 기물을 파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죄송하다"고 주최측과 골프장에 사과했다.

김주형은 이날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파72)에서 막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 투어) 공동 주관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에서 연장 끝에 안병훈(31)에게 패배했다. 17번홀까지 1타 차이로 앞서던 김주형은 18번홀(파5) 안병훈의 버디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김주형은 두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 턱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어프로치샷 미스를 냈고, 결국 먼저 버디를 잡은 안병훈에게 우승컵을 내어줬다. 안병훈의 우승이 확정되자 김주형은 그와 포옹하며 축하메시지를 건넨 뒤 경기장을 떠났다.

문제는 김주형이 떠난 자리였다. 대회기간 그가 사용했던 라커의 문이 떨어진 채로 발견됐다. 김주형측 관계자는 28일 "경기를 끝내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문을 조금 세게 여는 과정에서 문이 떨어졌다"며 "연장전에서 자신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큰 실수가 나왔고 그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문을 열다가 문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처에는 근무자가 보이지 않아 협회 직원에게 전화로 해당 사실을 알렸고, 수리가 필요하면 조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잘못이 있었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KPGA 관계자 역시 "시상식 도중 김주형 측으로부터 라커 문이 떨어졌다는 내용을 전달받아 골프장 측에 전달했다"며 "선수가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상벌위원회 회부에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골프장 측은 "확인한 결과 문에 폭력적인 힘을 가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연결고리 부분에 문제가 있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2020년 KPGA투어에서 활동한 김주형은 2022년부터 PGA투어에서 뛰며 3승을 올렸다.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과 재기발랄한 면모로 미국 골프팰들에게 '폭주기관차'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한 승부욕 탓에 다소 매끄럽지 않은 장면도 종종 만들었다. 김주형은 지난 8월 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2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퍼터로 그린을 내리쳤다. 그 자리에 깊은 디봇이 생겼지만 김주형은 그대로 홀을 떠났고, 그의 캐디가 디봇을 수리하는 장면이 SNS로 알려졌다. 김주형은 "분명한 잘못이었다"고 고개숙인 바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