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서울 잇는 '수묵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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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김성희 개인전
한지·천연염료로 그린 한국화
프랑스 파리에서 20여점 전시
한지·천연염료로 그린 한국화
프랑스 파리에서 20여점 전시

전통 기법으로 완성된 수묵화와 첨단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아트. 얼핏 보면 대척점에 있는 두 장르를 아우른 작가는 혜명 김성희(61)다.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교수이자 서울대 미술관장 및 미대 학장을 지낸 그의 본업은 화가다. 지난해 영국 글로벌 경매회사 본햄스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초대전을 연 김 작가가 이번엔 프랑스 무대에 올랐다. 혜명은 그의 호다.
김 작가의 대표작인 ‘별 난 이야기’ 연작은 ‘관(觀·보다)’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별은 그 자리에서 빛날 뿐 인간의 욕망과 의지에 의해 의미가 따라붙는다는 의미다. 그의 화폭에 펼쳐진 별자리가 보는 이마다 다른 해석을 끌어내는 이유다. 머리에 맴도는 번뇌처럼 복잡해 보이기도, 꽃잎이 흐드러진 봄날 정원처럼 아름답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야기는 10여 년 전 작가가 겪은 교통사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퇴근길에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그는 꼼짝없이 누워지내야 했다. 몇 달이 지나자 우울증마저 찾아왔다.
김 작가는 한지에 천연염료로 별을 그리고 이를 선으로 연결해 우주를 형상화한다. 장섬유로 만든 한지를 40여 년째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산에서 채취한 나무껍질과 열매를 우려내 만든 염료로 색을 더한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과 파리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는 11월 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파리=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