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게 디자인…서울의 기후·생태 문제도 해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Zoom In
유카 사보라이넨 핀란드 AD뮤지엄 총감독
'서울디자인어워드 2024' 참석
"디자인, 지속가능한 생활 이끌고
환경에 대한 공동체 인식 바꿔"
유카 사보라이넨 핀란드 AD뮤지엄 총감독
'서울디자인어워드 2024' 참석
"디자인, 지속가능한 생활 이끌고
환경에 대한 공동체 인식 바꿔"
“지속가능성은 우리 시대 디자이너들이 실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유카 사보라이넨 핀란드 AD뮤지엄 대외협력부문 총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디자인어워드 2024’ 행사를 마친 뒤 디자인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사보라이넨 감독은 킹스턴대에서 미술·디자인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2년 헬싱키 디자인박물관 큐레이터가 됐다. 2012년부터 박물관장을 맡아 12년간 근무했다. 올해 9월부터는 헬싱키 디자인박물관과 핀란드 건축디자인박물관의 통합법인 AD뮤지엄에서 대외협력 관련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서울시와는 올해 디자인어워드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구성원들의 삶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기후·생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제시한 슬로건 ‘휴먼시티 디자인 서울’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사보라이넨 감독이 강조한 디자인의 역할은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공동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는 “디자인은 작품과 제품의 의도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상징적인 작업”이라며 “디자이너는 소비자와 관람객이 지금 이 순간 주목해야 할 사회 문제와 인간 가치를 화두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디자인의 강점으로는 “예술과 실생활이 맞닿아 있는 ‘민주적인’ 특색”을 꼽았다. 핀란드는 인접국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포함한 북유럽 4개국 중 왕권이 들어서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유럽 최초로 여성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도입하기도 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핀란드 예술가들은 왕정과 위계질서의 흔적 대신 발트해에 인접한 지역에 있는 수많은 호수와 숲을 작품에 담아냈다”며 “광활한 자연을 예술에 접목하면서 친환경, 나아가 환경과 인간의 삶을 연결할 수 있는 디자인을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 일상과 맞닿은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색깔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실용성이 발달한 핀란드 디자인을 ‘타임리스(timeless·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표현했다. 1인당 최고 소득세율이 50%대를 기록할 정도로 세금 부담이 높아 가처분 소득이 낮고, 총인구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약 561만 명)에 불과해 내수 시장이 작다. 제품을 많이 만들어 판매하는 ‘박리다매’식 운영이 어렵다. 그는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기본 철학”이라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타임리스 디자인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디자이너들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예술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지속가능성 관련 분야에서 디자이너는 단순히 제품 창작자가 아니라 사회적 대변자가 되고 있다”며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디자인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해소하는 마중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유카 사보라이넨 핀란드 AD뮤지엄 대외협력부문 총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디자인어워드 2024’ 행사를 마친 뒤 디자인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사보라이넨 감독은 킹스턴대에서 미술·디자인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2002년 헬싱키 디자인박물관 큐레이터가 됐다. 2012년부터 박물관장을 맡아 12년간 근무했다. 올해 9월부터는 헬싱키 디자인박물관과 핀란드 건축디자인박물관의 통합법인 AD뮤지엄에서 대외협력 관련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서울시와는 올해 디자인어워드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구성원들의 삶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기후·생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제시한 슬로건 ‘휴먼시티 디자인 서울’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사보라이넨 감독이 강조한 디자인의 역할은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공동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는 “디자인은 작품과 제품의 의도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상징적인 작업”이라며 “디자이너는 소비자와 관람객이 지금 이 순간 주목해야 할 사회 문제와 인간 가치를 화두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디자인의 강점으로는 “예술과 실생활이 맞닿아 있는 ‘민주적인’ 특색”을 꼽았다. 핀란드는 인접국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포함한 북유럽 4개국 중 왕권이 들어서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유럽 최초로 여성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도입하기도 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핀란드 예술가들은 왕정과 위계질서의 흔적 대신 발트해에 인접한 지역에 있는 수많은 호수와 숲을 작품에 담아냈다”며 “광활한 자연을 예술에 접목하면서 친환경, 나아가 환경과 인간의 삶을 연결할 수 있는 디자인을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 일상과 맞닿은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색깔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실용성이 발달한 핀란드 디자인을 ‘타임리스(timeless·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표현했다. 1인당 최고 소득세율이 50%대를 기록할 정도로 세금 부담이 높아 가처분 소득이 낮고, 총인구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약 561만 명)에 불과해 내수 시장이 작다. 제품을 많이 만들어 판매하는 ‘박리다매’식 운영이 어렵다. 그는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기본 철학”이라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타임리스 디자인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디자이너들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예술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사보라이넨 감독은 “지속가능성 관련 분야에서 디자이너는 단순히 제품 창작자가 아니라 사회적 대변자가 되고 있다”며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디자인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해소하는 마중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