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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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차 한국 교수의 연봉이 연차가 같은 미국 교수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의 동일 연차 직원과 비교하면 연봉 격차가 열 배까지 벌어진다. 대기업도 빅테크와의 ‘인재 전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연봉은 물론 비전 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게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토로다.

28일 세계 최대 규모의 직업평가기관 글라스도어에 따르면 1~3년 차 한국 교수의 연봉 중위값은 5만5000달러(약 7600만원)로, 같은 연차의 미국 교수 연봉 중위값인 10만1000달러의 절반에 그쳤다. 올해 들어 서울대와 KAIST 이공계 교수들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텍사스A&M대, UC샌타바버라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처우 문제 때문이라는 게 대학들의 설명이다.
연봉 12억 vs 7천만원…S급 인재 '초고속 탈출'
한국의 박사급 인재 영입을 노리는 미국 빅테크의 연봉은 ‘비교 불가’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로버트월터스에 따르면 박사급 연구원의 평균 연봉은 오픈AI가 86만5000달러, 앤스로픽 85만달러, 테슬라 78만달러, 아마존 72만달러, 구글브레인(구글 딥러닝팀)이 69만5000달러 등으로 국내 기업 및 대학보다 5~10배가량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 LG, SK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도 고급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명문 인공지능(AI) 스쿨을 졸업한 인재들의 1순위 직장은 오픈AI 같은 스타트업의 창립 멤버가 되는 것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입사는 ‘2순위’, 한국 대기업은 ‘3순위’다. 기업 성장성과 연봉, 복지, 생활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정보기술(IT) 대기업 대표는 “몇 년 전까지 두 배 정도였던 미국 기업과의 엔지니어 연봉 격차가 AI 시대가 오면서 3~4배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말했다.

강경주/황정수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