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정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를 찾아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하는 등 국제사회에 실상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화상 연설에서 “북한군이 며칠 안에 전장에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곧 유럽에서 북한 군대와 싸워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지금이라도 곧 전장에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의 전선 투입이 임박했다는 정황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이 북한군 병사들을 트럭에 태워 쿠르스크로 수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6일 진입해 일부 영토를 점령한 최전선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 외교부 국방부 고위 관계자로 구성된 우리 정부 합동대표단은 28일 NATO 본부에서 열린 북대서양이사회(NAC)에 참석해 북한군의 최근 파병 동향을 브리핑했다.

우리 대표단은 홍정원 국정원 1차장을 단장으로 박진영 합동참모본부 정보부장과 유정현 주벨기에 대사 등이 참석했다.

NAC는 NATO의 32개 회원국 상임대표가 모이는 자리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외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IP4) 대사도 참석했다. 우리 대표단은 유럽연합(EU) 정치안보위원회(PSC)에서도 관련 브리핑을 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오는 3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다.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군 파병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과 함께 규탄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뒤 회의 결과를 반영한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