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을 최소 세 곳 폐쇄하고 전체 직원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 매체들에 따르면 노조 인사인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 노사협의회 의장은 28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열린 직원 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회사 제안을 공개했다. 카발로 의장은 폐쇄 대상 공장 이외의 다른 사업장도 생산량을 축소하고 일부 부서는 해외로 옮기거나 외주로 전환한다는 게 사측 계획이라고 전했다.

독일 내 폭스바겐 공장은 조립과 부품 생산을 합쳐 열 곳, 직원은 약 12만 명이다. 독일 언론들은 공장 폐쇄에 따른 감축 인력이 최대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도 “폭스바겐이 임금 10% 삭감과 향후 2년간 동결, 공장 폐쇄 등 40억유로(약 6조원)를 절감하기 위한 여러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초 “2026년까지 비용 절감 목표를 기존 100억유로에서 40억~50억유로 더 높여야 한다”며 “독일 내 공장 최대 두 곳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와 맺은 고용안정 협약을 파기하고 정리해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익성 악화가 심해지면서다.

그러나 임금 삭감과 공장 폐쇄, 정리해고 모두 노조 반대에 직면했다. 노조는 30일 2차 교섭을 앞두고 임금 7%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카발로 의장은 “회사가 미래 전략 없이 비용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의 모든 폭스바겐 공장이 (공장 폐쇄) 계획의 영향을 받는다”며 “누구도 더 이상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 자동차업계는 최대 시장인 중국 경기가 침체하고 전기차 전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