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버팔로의 스타벅스 매장 / 사진=Reuters
미국 뉴욕 버팔로의 스타벅스 매장 / 사진=Reuters
스타벅스가 본사 사무직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으면 해고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스타벅스의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취임 후에도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로 이사하지 않고 캘리포니아주 자택에서 거주하며 원격 근무를 하거나 회사 전용기로 출퇴근해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최근 내부 메모를 통해 "1월부터 회사의 사무실 복귀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에게 책임을 묻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화요일을 모든 본사 직원이 공통으로 출근해야 하는 날로 지정한 제도를 폐지하고 팀 단위로 이를 조정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기존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을 이끄는 리더들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사무실 복귀 정책은 지난달 취임한 니콜 신임 CEO가 주도하고 있다. 니콜 CEO는 직원들에게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곳에서 일해야 하지만, 그 장소는 보통 사무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하이브리드 근로자에 대한 기대치는 변하지 않았으며 휴가, 병가 및 출장은 계산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는 신체적, 정신적, 감각적 장애 또는 기타 장애로 인해 (출근) 의무 면제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각국에 4만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대부분은 매장에서 근무한다. 이 정책은 약 3500명의 사무직 직원에게 적용된다.

미국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 인센티브를 활용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유도했지만, 상당수가 실패한 뒤 채찍을 들고 있다. 아마존의 앤디 제시 CEO는 오는 1월부터 일주일에 5일은 책상에 앉아 보고하라는 메모를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아마존은 현재 많은 직원이 주 2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올해 초 델 테크놀러지는 원격 근무를 선택한 직원들에게 '승진 자격이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뉴욕 월가의 은행들도 재택근무가 직원들의 경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보안 회사 캐슬시스템(Kastle Systems)에 따르면 미국 주요 대도시의 사무실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절반가량이 비어 있는 상태다.

스타벅스 역시 당근에서 채찍으로의 정책 전환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사무실 복귀 명령이 '위장된 해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 스타벅스가 전면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사무실 복귀를 시행하자 수십 명의 직원이 이에 반발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최근엔 니콜 CEO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면서 회사 전용기를 타고 시애틀까지 1600㎞를 출퇴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니콜 CEO가 대부분의 시간을 시애틀에서 보내거나 매장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