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동반 상승한 한국, 중국 철강주가 최근 엇갈리고 있다. 한국 철강주는 업황 개선 기대가 사라지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중국 철강주는 중국 정부가 내놓을 추가 부양책 기대에 선방하고 있다.

中부양책 약발 떨어지자 힘빠진 韓철강주
29일 현대제철은 전날과 동일한 2만5700원에 마감했다. 현대제철은 중국 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같은 달 말까지 14.81% 뛰었지만, 이달 들어 이날까지 7.89% 하락했다. 국내 철강 대장주로 꼽히는 포스코홀딩스도 이달 들어 10% 하락했다. 동국제강(-6.81%), 세아제강지주(-8.15%)도 약세였다.

중국 철강주는 한국 철강주보다 선방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유철강업체로 꼽히는 바오산강철 주가는 이달 들어 2.45% 하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21.33% 급등했다. 중국 제철업계 4위인 안강철강도 이달 들어 1.22% 빠지는 데 그쳤다. 안강철강 역시 지난달 24~30일 사이 32.26% 급등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17억6887만t에 불과할 전망이다. 내년 수요 역시 올해 대비 1.2% 증가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철강 수요는 부진하지만 중국의 과잉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 기조상 중국 업체가 나서서 생산량을 감축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중국 업체는 건설업이 회복되면 과잉 공급된 철강 문제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 주가가 선방하고 있다. 중국 신다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내수 철강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