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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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가 나라 살림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이 2029년부터 3.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세금 감면 등의 영향으로 총수입이 감소하는 반면 복지 부문을 비롯한 총지출이 불어남에 따라 당초 정부 전망보다 4년 늦은 시점에서야 재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발간한 '2024~2033년 NABO 중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0% 밑으로 내려가는 시점은 2029년으로 예상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뒤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수지를 차감한 숫자로, 나라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준다.

정부는 앞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0% 이내로 억제한다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따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말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올해 3.6%에서 내년 2.9%로 0.7%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정처 전망은 달랐다. 예정처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올해 3.8%에서 2029년 2.9%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준칙이 지켜지는 시점이 정부 예상보다 4년 늦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는 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와 의무지출 증가 등이 반영된 결과다.

예정처는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전망치에 비해 총수입은 향후 5년간(2024~2028년) 48조원 적게 들어올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가 재추계한 국세수입을 기준으로 비교해도 총수입(2024~2028년)이 정부 전망치보다 18조4000억원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차이는 경제성장률 등 전망의 기초가 되는 변수에서 발생했다. 예정처가 전망에 적용한 경상GDP 성장률은 올해 6.2%로 정부 전망(5.5%)보다 높지만, 내년 이후엔 정부보다 0.1~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예정처보다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예정처는 2028년까지 5년간 총지출이 정부 전망치보다 20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예정처는 정부가 복지 분야 의무지출 규모를 상대적으로 작게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정처와 정부의 복지 분야 의무지출 규모 격차는 5년간 33조5000억원에 이른다. 항목별로 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12조1000억원)과 사회보험(9조4000억원), 공공부조(10조원) 등에서 예정처 전망치가 더 크다. 이 같은 차이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각종 복지 분야 의무지출 급여에 반영되는 물가상승률 등 거시경제 변수 차이에서 비롯된다.

예정처는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이 최근의 복지 분야 의무지출 증가세와 내년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게 계획됐다"며 "내년 이후 정부가 의도하는 재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가 계획한 재량지출의 지출 구조조정과 세외수입 확충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