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부채 해결까지 갈 길 먼데…요금인상으로 들썩이는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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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에 6% 가까이 뛴 주가
주가 올랐지만 아직 갈 길 먼 한전

상반기 이자 비용만 2.2兆
추가적인 요금인상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식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전력(한전)이 자주 언급됩니다. 한전 주가가 전기요금 인상에 발맞춰 들썩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증권가 예견대로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한전 주가의 향방을 가르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진단해봤습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 주가는 전날 1.10% 오른 2만3050원에 마쳤습니다. 한전 주가는 지난 23일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 소식 이후 이날까지 6%가량 뛰었습니다.

시장에선 이번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으로 한전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봤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 새 보고서를 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3분기 한전의 영업이익은 3조1433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966억원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흑자 폭이 57.4% 늘어났죠.

요금인상으로 재무구조 개선 본격화

3분기 매출액은 25조1651억원으로 전망돼 지난해 같은 기간(24조4700억원)보다 2.84%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마켓PRO] 부채 해결까지 갈 길 먼데…요금인상으로 들썩이는 한전
배당 재개 가능성에도 주목합니다. 최근 대신증권은 재무구조 개선 본격화와 내년 배당 재개로 주가가 재평가받을 것이라며 매수를 권했습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LNG 적용 유가 하락과 요금 인상 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별도 기준 순이익이 흑자 전환하면서 배당이 재개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외국계 증권사도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UBS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이 4조700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챙길 것으로 봤습니다. UBS는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목표주가는 2만5000원을 제시하는 데 그쳤습니다.

1년 이자 비용만 4조원대…요금인상 추가로 필요

일각에선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만으로는 한전의 누적 적자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조치로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4조7000억원 늘어날 전망인데, 1년 이자 비용을 충당할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현재 한전은 역마진 구조에선 벗어났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연결기준 누적적자만 약 41조원에 달합니다. 또 상반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약 203조원으로 하루 이자 비용으로 약 122억원을 치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이자로 사용한 비용만 2조2840억원에 달합니다.
[마켓PRO] 부채 해결까지 갈 길 먼데…요금인상으로 들썩이는 한전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구조인 한전채 발행에도 한계가 있단 지적도 있습니다. 한전채 발행 한도를 최대 6배까지 늘릴 수 있는 한전법 개정안이 오는 2027년 12월 31일 일몰되면 2028년 이후에는 부채 상환 부담이 더욱 가중할 전망이죠.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2027년 21대 대선 이전까지 한전의 누적적자를 상당 부분이라도 해소하기에는 이번 한 차례 인상만으로 부족하다"며 "(지난해에 이어)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해 용도별 가격 차이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점에서 향후에는 일반용·주택용 전기요금도 함께 인상돼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