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
수도권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
수도권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4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고 있지만, 공급절벽이 예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월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전망지수는 121을 기록해 기준치(100)를 크게 웃돌았다. 2021년 6월 기록한 121.8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다.

분양전망지수는 분양시장의 위험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지표로, 수치가 100보다 클수록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올 1월 분양전망지수가 73.4로 기준치를 크게 밑돈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25를 기록해 가장 높았고, 서울 124.3, 인천 113.8 순이었다.

분양전망지수가 높아진 배경으로는 달라진 시장 분위기가 우선 꼽힌다. 올해 들어 서울발 집값 상승 분위기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등 시장에 온기가 감돌자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심리도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올해 1~10월(2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27%로, 지난 2년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공급부족이 예고되면서 '얼죽신' 트렌드가 확산한 것도 최근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부동산 R114는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 19만3667가구 대비 10.57% 감소한 17만3191가구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과 내후년 입주 물량은 각각 12만7888가구, 7만4592가구에 불과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분양한 단지들 대다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청약을 받은 경기도 과천시 ‘프레스티어자이’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12가구 모집에 1만명이 넘는 청약 인파가 몰려 1순위 평균 90.11대 1로 청약을 마쳤고, 인천에서 분양한 ‘래미안 센트리폴(3BL)’ 역시 1순위 평균 31.0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공급절벽이 예고됨에 따라 희소성 높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들어 서울발 집값 상승 훈풍이 감돌고 있는 데다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공급부족까지 예고돼 신규 분양단지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집중돼 아파트 분양 전망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