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이 임장 클래스·인강…‘내집 마련’열공하는 MZ
"친구 소개로 알게 된 네이버 카페를 통해 임장 수업을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부동산 투자 강의도 듣고, 실제 현장에 나가 물건들도 살펴봤는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며느리에게도 안 가르쳐준다고 하던데 투자 안목과 노하우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왔네요."

2030 젊은 세대들이 ‘내 집 마련’을 비롯해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인터넷 강의, 원데이 클래스 등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평일 퇴근 뒤에는 온라인으로 원격 강의를 듣고, 주말에는 임장 모임에 나가는 식이다.

7만~10만원 원데이 클래스 몰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는 ‘원데이 임장 클래스’ 상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2시간가량의 강의와 함께 2~3시간 정도의 현장 실습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7만~10만원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와 광진구에서 2회에 걸쳐 임장 수업을 진행한 한 네이버 카페는 1회 수업에 10만원, 2회를 모두 참여하면 18만원에 가격을 책정했다.

적지 않은 금액에도 대부분 인원을 모두 채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임장 클래스 이용자들은 "강사와 임장 리더 등을 따라 현장을 다니며 부동산 투자에 감을 잡을 수 있어 좋았다"는 후기 등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강의도 인기다. 강의 플랫폼 스타트업 클래스101에 따르면 올해 5~10월 부동산 관련 강좌 수강자 중 2030세대 비율은 38.6%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32.8%)에 비해 젊은 세대 수강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부동산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강의는 사람들이 더욱 몰리고 있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유명 인플루언서와 함께 개설한 강좌는 신청자 대부분이 2030세대"라며 "젊은 층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전국 아파트 매입 통계에 따르면 2020년 20~30대의 매입 비율은 29.2%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35.2%까지 올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요 주택 매수층이 4050세대에서 2030세대로 내려오는 추세"라며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 증식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젊은 세대들이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등, 다양한 교육 행사도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도 젊은 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육 행사를 펼치고 있다. 서울 은평구는 최근 전세사기 등으로부터 청년을 보호하기 위한 ‘주거 원스톱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변호사가 알려주는 똑똑한 전월세 계약서 작성법’, ‘1인 가구가 공간을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꾸미는 방법’ 등의 강좌로 구성됐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전월세 계약에 필수적인 지식을 청년층에게 전달해 전세사기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관련 강좌도 함께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LH ‘뉴:홈 팝업 쇼룸’ 내부. /LH 제공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LH ‘뉴:홈 팝업 쇼룸’ 내부. /LH 제공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최근 'MZ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서 '뉴:홈 팝업 쇼룸'을 열었다.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인 뉴:홈을 수혜 계층인 청년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쇼룸은 2개 층 규모로 뉴:홈 정책과 특장점 등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청년들의 주거 고민을 나누고, 유익한 주거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세부 계획은 매주 LH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며 프로그램별 참여자를 신청받아 진행한다.

부동산 아카데미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부동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도 많다"며 "딱딱한 글 위주의 정보 공유가 아닌 만화, 영상물 등의 형태로 부동산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