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니 인스타그램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최근 국내 대표 의류 주문자위탁생산(OEM) 기업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아디다스를 등에 업은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저점 대비 30% 넘게 급등한 반면 한세실업과 영원무역 주가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30일 화승엔터는 4.70% 상승한 9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저점 대비 32.62% 급등했다. 화승엔터의 주력 고객사인 아디다스가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화승엔터의 아디다스 ODM 점유율은 약 22%다.

러닝(달리기) 인구가 많아지고, '삼바' '캠퍼스' 등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디다스는 올들어 세 번이나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했다. 지난 1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12억 유로로 상향했다.
"제니도 신었네"…아디다스 날개 달고 '이 회사' 주가 날았다
여기엔 아디다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아디다스는 가젤, 삼바 모델에 다양한 색을 변경해 재출시하는 전략을 내세워 제품 판매량을 늘렸다. 해외 유명 셀럽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아디다스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제니, 정호연과 수지, 김나영, 태연 등 연예인들이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끌어냈다.

이에따라 화승엔터도 올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주요 OEM 상장사의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화승엔터는 아디다스의 업황 호조를 등에 업고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니도 신었네"…아디다스 날개 달고 '이 회사' 주가 날았다
반면 미국 갭과 타깃 등에 의류 OEM 물량을 납품하고 있는 한세실업은 이날 1.11% 하락한 1만5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들어 5.69% 내렸다. 미 경기둔화로 인해 고객사가 의류 재고 수준을 적게 유지하려 하면서 실적 개선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가 브랜드 업체 수주가 부진하고, 마트는 소매 단가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원·달러 환율도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실적 회복세를 지켜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영원무역 주가도 최근 지지부진하다.

3분기 OEM 부문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전거 사업부문의 과잉 재고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7000억원어치가 넘는 재고가 쌓였있지만 영원무역이 올들어 처분에 성공한 자전거 재고는 약 700억원어치에 그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