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바람의나라2’ 등 신작 12종을 순차적으로 내놓으며 게임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4조원 수준인 연 매출을 2027년까지 7조원 선으로 늘리는 도전적인 목표도 내놓았다.

○‘던파’ 세계관 더 키운다

"3년 후 매출 7조"…K게임 '원톱' 노리는 넥슨
넥슨은 30일 경기 성남시 사옥에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강대현·김정욱(사진) 넥슨코리아 대표가 지난 3월 선임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일본 도쿄에서 연 자본시장 설명회에서 2027년 매출 7500억엔(약 6조7679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놨다. 강 대표는 “(매출 7조원) 달성을 자신한다”며 “신작과 항시 운영하는 라이브 게임 양쪽 모두에서 큰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이 제시한 핵심 성장 동력은 ‘지식재산권(IP) 유니버스’다. 30년 가까이 쌓아 올린 자체 IP의 인기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를 개발하고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넥슨은 가입자가 8억5000만 명에 달하는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내년에 출시하고 ‘오버킬’,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등도 개발하기로 했다. 모두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이다. 올해 중국에서 흥행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일본 출시를 추진한다.

가입자가 2억5000만 명 규모인 메이플스토리로는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내놓고 음악, 웹툰, 웹소설, 굿즈, 팝업스토어 등을 활용해 지역별 이용자를 공략하기로 했다.

옛 인기 IP도 되살린다. 넥슨은 2.5D 게임으로 ‘바람의나라2’를 만들기로 했다. 1996년 출시한 세계 최장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바람의나라’의 후속작이다. 2.5D는 3차원 배경에 2차원 캐릭터를 넣어 웹툰 분위기를 내는 그래픽 기법이다.

김 대표는 “넥슨의 가장 중요한 본연의 가치는 IP”라며 “서구권 전담 조직을 두고 북미 시장도 공략해 넥슨 게임을 세계에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소규모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넥슨이 이날 제시한 신작은 12종이다. 국내 다른 업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규모다. 넥슨은 다작 개발이 가능한 배경으로 ‘빅앤리틀’ 전략을 꼽았다. 빅앤리틀은 기존 IP를 이어가는 대형 신작들을 개발하면서 소규모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민트로켓을 통해 ‘데이브 더 다이버’의 뒤를 잇는 인기 중소 게임을 대량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은 “과거엔 대형 프로젝트에 소규모 프로젝트가 밀려 살아남지 못했다”며 “이제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가볍고 빠르게 운영해 필요한 특징만 갖고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넥슨이 올해 국내 게임사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넥슨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을 최대 1조3279억원으로 전망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의 시가총액은 30일 기준 2조2648억엔(약 20조4005억원)으로 카카오(16조5659억원)보다 많다. 게임업계에 닥친 구조조정 바람과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강 대표는 “품질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