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내부통제 심각”…檢, 사익 취한 前직원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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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금감원 수사의뢰 이후 약 1년만
부동산 매각·CB 발행 등 정보로 사익 취득
檢 "금융사 임직원, 직무 공공성 높아"
부동산 매각·CB 발행 등 정보로 사익 취득
檢 "금융사 임직원, 직무 공공성 높아"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수억 원대의 사익을 취한 전직 증권사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세범죄조사부(이진용 부장검사)는 메리츠증권 임직원 7명과 다올투자증권 임직원 1명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에서 투자은행(IB) 사업 부문 본부장을 지낸 A씨는 재직 중 특정 업체들의 부동산 매각 11건 관련 정보를 알게 됐고, 이를 매수하기 위해 같은 부서 부하 직원 B씨, C씨와 결탁했다. 이들은 메리츠증권이 해당 부동산 매각을 중개·주선하는 것처럼 꾸며 금융사들로부터 1186억원을 대출받았다. A씨는 B씨, C씨에게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각각 4억6100만원, 3억8800만원 등 총 8억5000만원을 건넸다.
A씨는 이 돈을 자신이 가족 명의로 세운 유한회사에 B씨, C씨의 가족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한 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위장했다. A씨는 자신의 처와 장인, 장모 등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30억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B씨, C씨는 증권사 직원 자격으로 5차례 대출을 주선했음에도 중개 수수료(약 11억원)를 메리츠증권에 귀속시키지 않아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B씨, C씨는 2019년 3월경 한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도 사익 취득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들은 지인인 회계사 명의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가족 등이 이 법인에 투자하도록 했고, 해당 SPC 명의로 CB 2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CB를 주식으로 전환, 처분해 얻은 이익은 이자(2억2000만원)와 전환차익(7억7000만원) 등을 합한 약 9억9000만원에 달했다. 전환차익 배분 과정에서 허위 내용의 사업소득 지급명세서를 세무서에 제출해 법인세 약 1억원을 포탈하기도 했다. 이들은 2022년 9월에도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CB 발행을 주선하면서 같은 수법으로 3억9000만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다른 직원 D씨, E씨는 한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 15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얻은 관련 정보를 활용, CB 일부(30억원)를 D씨가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용보수를 취득했다. CB 30억원 중 6억원에 대해선 지인 명의로 콜옵션을 취득한 뒤 행사해 7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은 업무가 일반인의 경제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직무의 공공성이 높다”며 “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공정성과 청렴성,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요구된다”고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수사로 증권사의 내부통제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확인돼 내부통제 제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검찰은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0~11월경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당시 사모 CB 매매·중개 과정에서의 증권사 불건전 영업행위를 중점 검사 대상으로 삼고 대대적인 기획검사를 실시했다. LS증권 등에 대해선 최근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세범죄조사부(이진용 부장검사)는 메리츠증권 임직원 7명과 다올투자증권 임직원 1명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에서 투자은행(IB) 사업 부문 본부장을 지낸 A씨는 재직 중 특정 업체들의 부동산 매각 11건 관련 정보를 알게 됐고, 이를 매수하기 위해 같은 부서 부하 직원 B씨, C씨와 결탁했다. 이들은 메리츠증권이 해당 부동산 매각을 중개·주선하는 것처럼 꾸며 금융사들로부터 1186억원을 대출받았다. A씨는 B씨, C씨에게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각각 4억6100만원, 3억8800만원 등 총 8억5000만원을 건넸다.
A씨는 이 돈을 자신이 가족 명의로 세운 유한회사에 B씨, C씨의 가족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한 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위장했다. A씨는 자신의 처와 장인, 장모 등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30억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B씨, C씨는 증권사 직원 자격으로 5차례 대출을 주선했음에도 중개 수수료(약 11억원)를 메리츠증권에 귀속시키지 않아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B씨, C씨는 2019년 3월경 한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도 사익 취득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들은 지인인 회계사 명의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가족 등이 이 법인에 투자하도록 했고, 해당 SPC 명의로 CB 2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CB를 주식으로 전환, 처분해 얻은 이익은 이자(2억2000만원)와 전환차익(7억7000만원) 등을 합한 약 9억9000만원에 달했다. 전환차익 배분 과정에서 허위 내용의 사업소득 지급명세서를 세무서에 제출해 법인세 약 1억원을 포탈하기도 했다. 이들은 2022년 9월에도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CB 발행을 주선하면서 같은 수법으로 3억9000만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다른 직원 D씨, E씨는 한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 15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얻은 관련 정보를 활용, CB 일부(30억원)를 D씨가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용보수를 취득했다. CB 30억원 중 6억원에 대해선 지인 명의로 콜옵션을 취득한 뒤 행사해 7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은 업무가 일반인의 경제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직무의 공공성이 높다”며 “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공정성과 청렴성,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요구된다”고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수사로 증권사의 내부통제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확인돼 내부통제 제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검찰은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0~11월경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당시 사모 CB 매매·중개 과정에서의 증권사 불건전 영업행위를 중점 검사 대상으로 삼고 대대적인 기획검사를 실시했다. LS증권 등에 대해선 최근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