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저승사자' 자리에 한국인이 올랐다”…'한경' 기사 언급한 이창용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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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국장(아태국장)은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자리입니다. 제가 그 자리에 갔다고 하니 저승사자 자리에 한국인이 갔다고 쓴 언론도 있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성이냐시오관에서 열린 서강멘토링센터 강연에서 IMF 재직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경 기사를 언급했다. 이 총재가 IMF 아태국장으로 임명된 지난 2013년 11월 28일자 3면에 게제된 기사다.
한경은 당시 3면 전체를 할애해 이 총재의 아태국장 취임을 비중있게 다뤘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시중은행 2곳과 종금사 12곳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던 휴버트 나이스 IMF 아태국장을 '저승사자'로 지칭하면서 16년 뒤 그 자리에 한국인인 이창용 당시 아시아개발은행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취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 총재는 900여명의 서강대 학생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취업에 관한 멘토링을 하면서 이 기사를 언급했다. IMF에서 일했던 8년 간의 경험을 얘기하면서다.
이 총재는 "IMF는 각국의 경제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가장 힘있는 기관"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교수 시절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학자로는 현실에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IMF에 가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 총재는 ADB와 IMF 등 국제기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 국제적 시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제 경험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할 수 있고, 경제 이론뿐 아니라 외교·협상 등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의 적정 성장률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가 전 세계가 다 안 좋은데 우리만 좋을 수 있느냐"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정책을 하는 게 맞는 건데 그런 데에 대한 생각이 우리는 참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세계화가 많이 돼 있는데 정부 부문하고 학계라든지 이런 데는 덜 국제화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것들을 보완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도 좋고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다이나믹한 국민이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지역 경제에 대한 한은의 역할을 묻자 "저출산 문제에 관해 최근 (한은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큰 원인 중 하나가 수도권 집중"이라며 "우리나라 수도권 집중의 폐해라든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연구를 통해서 하는 것이 (한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각 학교(대학)가 고등학교 학생에 비례해서 학생을 뽑아달라고 얘기했더니 '강남권, 서울에 대한 역차별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가 굉장히 많은데 생각의 발상이 바뀌었으면 한다"며 "전 세계를 돌다 보니 어느 대학도 성적순으로만 뽑는 나라가 없다.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교수님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한 학생의 물음에는 "국민의 생활이 되는 기본적인 것에 어떻게 적당한 가격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집값 잡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통화정책 할 때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로제의 '아파트'로 아파트값이 오를까 봐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자율에 관한 질문이나 부동산·환율·내수 문제 해결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통화정책에 관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번 특강은 서강대에 설립된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했다. 이날 사회는 '생각의 창' 설립을 주도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맡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성이냐시오관에서 열린 서강멘토링센터 강연에서 IMF 재직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경 기사를 언급했다. 이 총재가 IMF 아태국장으로 임명된 지난 2013년 11월 28일자 3면에 게제된 기사다.
한경은 당시 3면 전체를 할애해 이 총재의 아태국장 취임을 비중있게 다뤘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시중은행 2곳과 종금사 12곳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던 휴버트 나이스 IMF 아태국장을 '저승사자'로 지칭하면서 16년 뒤 그 자리에 한국인인 이창용 당시 아시아개발은행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취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 총재는 900여명의 서강대 학생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취업에 관한 멘토링을 하면서 이 기사를 언급했다. IMF에서 일했던 8년 간의 경험을 얘기하면서다.
이 총재는 "IMF는 각국의 경제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가장 힘있는 기관"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교수 시절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학자로는 현실에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IMF에 가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 총재는 ADB와 IMF 등 국제기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 국제적 시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국제 경험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할 수 있고, 경제 이론뿐 아니라 외교·협상 등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의 적정 성장률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가 전 세계가 다 안 좋은데 우리만 좋을 수 있느냐"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정책을 하는 게 맞는 건데 그런 데에 대한 생각이 우리는 참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세계화가 많이 돼 있는데 정부 부문하고 학계라든지 이런 데는 덜 국제화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것들을 보완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도 좋고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다이나믹한 국민이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지역 경제에 대한 한은의 역할을 묻자 "저출산 문제에 관해 최근 (한은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큰 원인 중 하나가 수도권 집중"이라며 "우리나라 수도권 집중의 폐해라든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연구를 통해서 하는 것이 (한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각 학교(대학)가 고등학교 학생에 비례해서 학생을 뽑아달라고 얘기했더니 '강남권, 서울에 대한 역차별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가 굉장히 많은데 생각의 발상이 바뀌었으면 한다"며 "전 세계를 돌다 보니 어느 대학도 성적순으로만 뽑는 나라가 없다.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교수님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한 학생의 물음에는 "국민의 생활이 되는 기본적인 것에 어떻게 적당한 가격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집값 잡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통화정책 할 때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로제의 '아파트'로 아파트값이 오를까 봐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자율에 관한 질문이나 부동산·환율·내수 문제 해결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는 즉답을 피했다. 통화정책에 관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번 특강은 서강대에 설립된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했다. 이날 사회는 '생각의 창' 설립을 주도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맡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