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버블 터졌다?…흔들린 '트럼프 거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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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금융시장에선 블록버스터급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내용이 좋았습니다. 발표에 포함된 3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예상만큼은 아니지만, 둔화 추세를 보여줬고요. 골디락스 기대에 부합한 것이죠. 장 마감 뒤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실적도 예상보다 나았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커다란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다음주 목요일까지 앞으로 7거래일 동안 시장에는 커다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내일은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애플, 아마존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1일엔 10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다음주 5일 대선 투표가 있고요. 6~7일에는 미 중앙은행(Fed)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합니다. 중국에서도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4~8일 열리는데요. 초대형 부양책 발표(8일)가 기대됩니다. GDP와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던 시장에 먼저 파문을 일으킨 것은 아침 8시 15분 발표된 민간고용정보업체 ADP의 10월 민간고용 데이터였습니다. 일자리가 무려 23만3000개 늘어난 것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가장 많습니다. 월가는 11만1000개를 예상했었는데요. 두 배가 넘게 나온 거죠. 게다가 9월 고용도 기존 14만3000개가 15만9000개로 상향 조정됐고요. 보잉 파업 탓인지 제조업에서만 1만9000개 일자리가 감소했고, 나머지 업종에선 모두 고용이 늘었습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허리케인 피해를 복구 중인 10월에도 일자리 성장은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고용은 강력하고 회복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임금 데이터에서는 둔화 추세가 이어졌습니다. 이직자 임금 상승률은 9월 6.7%에서 10월 6.2%로 낮아졌고, 일자리를 지킨 이도 0.1%포인트 낮은 4.6%로 줄었습니다.
다만 ADP 데이터는 노동부가 집계하는 비농업 고용을 예측하는 측면에서 신뢰성이 그리 높진 않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ADP 집계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고용이 나왔는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렵다. ADP와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은 종종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10월 고용은 허리케인/보잉 파업을 어떻게 적절히 조정됐는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는 3분기 GDP가 2.8%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예상 2.9%나 2분기 3.0%보다는 둔화한 것이지만 장기 추세인 1.8% 안팎을 크게 웃도는 겁니다. (오늘 아침 발표된 유로존 GDP는 0.4% 증가해서 연율로 따지면 1.6%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팬데믹 이전 최고치보다 11.4% 더 커졌지만, 유로존은 5.1% 불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세부 내용도 좋았는데요. 미국 경제의 주축인 소비 지출이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3.7%나 증가해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GDP 성장에 2.65%포인트나 이바지했지요. 또 기업 투자도 3.3% 늘어났고요. (대선을 앞두고) 정부 지출은 무려 5% 증가했습니다. 좋지 않은 부문은 주거용 투자였는데요. 높은 모기지 금리 등으로 5.1%나 감소했습니다. 또 수입 증가로 무역이 GDP 증가율에서 0.56% 포인트를 낮췄고, 재고도 0.17%포인트를 뺐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선호하는 기본적인 성장 추세 지표인 국내 민간 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무역, 재고, 정부 제외)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장이 강하게 유지됐는데도 물가는 둔화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3분기 GDP 물가 지수는 1.8% 상승해 2분기 2.4%보다 느려졌고요. 3분기 PCE 물가는 1.5% 올라 역시 2분기 2.5%보다 크게 둔화했습니다. 근원 PCE 물가도 2분기 2.8%에서 3분기 2.2%로 상승률이 감소했습니다. 월가 예상(2.1%)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2.16%였으니 크게 빗나간 것도 아닙니다. TD뱅크는 "또 다른 탄탄한 분기다. 내재된 국내 수요는 3%를 훌쩍 넘었다. 주택 시장을 제외하면 높은 금리가 경제 활동에 의미 있는 제약을 가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노동 시장의 추가 냉각으로 인해 소비 지출이 다소 완화되면서 성장은 좀 더 둔화한 상태로 올해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큰 그림에서, 미국 경제는 여전히 연착륙을 달성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경제 성장률은 2025년 2%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인플레이션은 Fed의 2% 목표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FOMC는 내년에는 정책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전반적으로 3분기 GDP 보고서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많지 않다. 잠재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 2개 분기 연속으로 나왔다. 예상보다 나은 10월 ADP 고용과 함께 4분기 소비와 성장 예측에 추가 상승 위험을 안겨준다. 예상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둔화는 11월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향후 인플레이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Fed는 지금부터 점진적 인하 속도를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분기 근원 PCE는 예상보다 조금 높아진 만큼 내일 아침 발표될 9월 PCE 데이터는 월가가 애초 추정하던 것보다 조금 높아질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9월 근원 및 헤드라인 PCE 물가 추정치(전월 대비)를 각각 0.01%포인트씩 상향 조정해 각각 0.26% 및 0.17%로 추정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5% 및 2.09%에 해당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도 "3분기 근원 PCE 물가는 컨센서스 2.1%보다 약간 높았다. 이는 9월 근원 PCE 가격이 전월 대비 0.3% 상승해서, 컨센서스 0.2% 증가보다 약간 높음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강하게 나온 건 GDP나 ADP 고용뿐이 아닙니다. 9월 잠정 주택 판매 데이터도 강력했습니다. 전월 대비 7.4%나 늘어나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구매자들이 늦여름에 낮아진 모기지 금리와 더 많은 재고를 활용하면서 모든 지역에서 계약 체결이 증가했다. 고용이 유지되고 주택 재고 수준이 증가하고 모기지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강한 성장과 예상보다 덜 둔화한 물가, 강한 ADP 고용 데이터까지 어우러져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예측은 약간 후퇴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는 11월 25bp 인하 베팅은 96%로 어제와 비슷하게 유지됐지만, 올해 한 번만 인하할 확률(12월 동결)이 어제 25%에서 오늘 30%로 높아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는 강력한 경제 활동이 Fed가 올해 금리를 내리는 걸 막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기준금리가 4%에 가까워지고 데이터 흐름이 최근 몇 주 동안처럼 강력하게 지속한다면 내년 1분기에는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하거나 중단해야 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PMG의 다이언 스웽크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인하는 여전히 가능성이 크지만, 12월 인하는 늦춰질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인하를 예상하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허리케인, 파업, 대선 등으로 인해 4분기 경제 활동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선거를 앞두고 큰 투자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단기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오후 4시 5분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5.1bp 상승한 4.17%를 기록했습니다. 10년물도 0.6bp 오른 4.28%에 거래됐습니다. 재무부는 아침에 4분기 국채발행계획(QRA)을 공개했는데요. 시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2년물, 10년물 등 대부분 국채의 경매 규모는 최근 몇 개 분기와 변화가 없었습니다. 재무부는 지난 분기 발표한 것처럼 "최소한 향후 몇 분기 동안 쿠폰 경매 규모를 늘릴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쿠폰 채권에 대해 주간 40억 달러의 바이백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달러화 가치도 떨어졌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21% 내린 104.10에 거래됐습니다.
금은 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현물은 장 초반 사상 최고 기록인 온스당 2789.73달러에 도달했고요. 결국, 0.5% 상승한 278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약 35%가 급등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내년 12월까지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봅니다. 각국의 금리 인하로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금 투자 수요(ETF)가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또 각국 중앙은행 수요가 이어지고, 미국 대선이 주목을 받으면서 서방 투자자들이 금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은 무역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상승, Fed가 (트럼프) 대통령에 종속될 가능성, 부채 우려 등에 대한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삭소뱅크도 비슷하게 보는데요. 다만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할 경우 온스당 100달러 이상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면 지지선은 2685달러인데, 26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훨씬 더 큰 내림세가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 선물 시장에서 2400만 온스를 매수 포지션으로 보유한 헤지펀드의 청산이 시작될 것이란 겁니다. 금리가 상승하자 주식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장 초반 6%대 폭등하면서 시장을 끌어올렸지만, 예상에 못 미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내놓은 AMD가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그 효과를 상쇄했고요. 'AI 달링' 중 하나인 슈퍼마이크로의 주가는 회계법인 감사 포기로 인해 30% 넘게 폭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슈퍼마이크로(-32.68%)와 관련, 언스트앤영(EY)은 "경영진과 감사위원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 더 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사임했는데요. 슈퍼마이크로는 EY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새로운 감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헤지펀드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8월 슈퍼마이크로의 회계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매도에 나섰고, 법무부는 슈퍼마이크로가 회계 규칙을 위반했다는 전 직원의 주장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죠.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지난 3월 13일 118.81달러의 최고 기록을 세운 뒤 72% 급락한 상황입니다. 미즈호는 "슈퍼마이크로는 나스닥으로부터 9월 17일 자로 상장 요건 불이행 서한을 받았다. 60일(11월 16일) 안에 상장 요건을 준수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에 직면할 수 있다. 또 EY 사임에 따라 SMCI가 10-K(연간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위험이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감사인 부족과 촉박한 일정은 상장 폐지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는 경쟁사인 델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델은 6.39%, HPE는 2.37% 올랐습니다. 알파벳(+2.92%)에 대해선 월가 대부분이 목표주가를 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비중확대)는 190달러→205달러 ▲바클레이스(비중확대) 200달러→220달러 ▲파이퍼샌들러 200달러→210달러 ▲키뱅크 200달러→215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 206달러→210달러 등입니다. 바클레이스는 "AI 이야기가 진전하고 있고, 디지털 광고를 뒷받침하는 거시경제가 안정적이며, 강력한 비용 통제, 견고한 현금흐름 등 거의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검색 관련 반독점 이슈로 인해 주가가 계속 요동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3분기 실적은 견고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순다 피차이 CEO가 'AI 투자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하는 등 AI 이야기가 좀 더 호의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0억 명 이상이 검색에 제미나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API 볼륨(트래픽)은 6개월 동안 14배 증가했다. 회사 측은 2025년 마진이 예상을 넘고 운영비용 절감이 더욱 강해질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검색 반독점 해결책은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분석했습니다. AMD(-10.62%)에 대해선 월가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에버코어ISI(시장수익률 상회)는 193달러→198달러로 높였지만 ▲시티(매수)는 210달러→200달러 ▲바클레이스(비중확대) 180달러→170달러 모▲건스탠리(시장 비중) 178달러→169달러로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매수) 175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매수) 180달러 ▲베어드(매수) 175달러 등은 목표주가를 유지했고요. 골드만삭스는 "AMD는 대체로 월가 기대치와 일치하는 3분기 실적과 4분기 가이던스를 제공했다. 부문별로 보면 데이터센터의 성장(3분기 +122%)은 5개 분기 연속 가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등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들에서 MI300 GPU 채택이 확대되면서 서버 CPU의 점유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4~26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평균 13% 낮추지만, 기존 컴퓨팅의 점유율 증가와 AI 컴퓨팅 참여가 중장기적으로 업계 평균을 초과하는 매출 성장, 마진 확대 및 이익 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매수 등급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시장에 충격을 준 기업 중엔 일라이릴리(-6.28%)가 있습니다. 비만약을 앞세워 폭등세를 질주했던 릴리는 3분기 실적이 예상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EPS : 1.18달러 vs 예상 1.47달러
▶매출 : 114.4억 달러 vs 121.1억 달러
릴리는 올해 가이던스도 낮췄는데요. 올해 매출이 이전 최대 466억 달러에서 454억~460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요. EPS는 기존 16.10~16.60달러→13.02~13.52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비만약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매출이 3분기 월가 예상에 턱없이 못 미친 탓입니다. 젭바운드는 12억6000만 달러어치가 팔렸는데, 월가는 17억6000만 달러를 예상했죠. 마운자로는 31억10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는데, 시장 추정치는 37억7000만 달러였습니다.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CEO는 공급이나 수요 문제가 아니라 유통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도매업체들이 지난 2분기에 재고를 축적했다가 3분기에 그걸 팔았다는 것이죠. 그는 "공급은 넘쳤지만 원래 계획했던 대로 수요를 자극하지는 못했다"라면서도 "기본 수요는 매우 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비만약 판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미즈호는 "비만약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 도매업체들이 재고 정리, 즉 더 많은 재고를 비축하는 대신 기존 재고를 판매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TD 코웬은 "두 비만약 판매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는데 이런 성장률 둔화가 일시적 침체인지 새로운 추세인지" 궁금해했습니다. 그러나 시티는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재고 감소 탓이다. 수요 감소가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질주하던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도 22.29% 급락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27일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유세에서 찬조 연설에 나선 한 코미디언이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부른 여파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미국내 600만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은 물론 라틴계 유권자들이 발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역풍을 맞았습니다. 특히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에는 상당한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정치 베팅 사이트 프리딕트잇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 확률에 대한 베팅은 56센트로 전날보다 4센트 떨어졌습니다. 애플도 1.53% 내렸는데요. 주요 공급업체에서 부정적 4분기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입니다. 아이폰16 수요가 좋지 않다는 간접적 증거로 풀이됐습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력칩 등을 만드는 코보(Qorvo)는 27.3% 폭락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고했으며, 회계연도가 끝날 때까지 사업 침체가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가장 큰 고객이 애플인데요. 코보 측은 "가장 큰 고객으로부터 낮은 한 자릿수 매출 하락을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2위 반도체 패키징 회사인 앰코테크놀로지(Amkor)도 실망스러운 4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은 뒤 4.47% 내렸습니다. 회사 측은 "4분기 실적 부족은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업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분기에도 자동차, 산업 부문은 괜찮았는데요.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전분기보다 매출이 11% 감소했습니다. 애플은 내일 장 마감 뒤 실적을 내놓습니다. 알파벳이 홀로 분투했지만 결국 알파벳의 상승 폭도 축소됐습니다. 2.92% 오르는 데 그쳤죠. 결국, S&P500 지수는 0.33%, 나스닥은 0.56% 내렸고 다우는 0.22%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은 아침 10시 반께 18785.49의 새로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지만,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는 0.13% 오르고, 메타는 0.25%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실적은 역시 월가 기대보다 좋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EPS : 3.30달러 vs 예상 3.10달러
▶매출: 655.9억 달러 vs 예상 645.1억 달러
3분기 매출, 이익 모두 예상을 넘어섰고요. 매출은 전년 대비 16% 성장했고 순이익도 10% 증가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22% 증가했고요. AI가 주도하는 애저 클라우드 매출은 33% 늘어났습니다. 이전 분기 35%보다는 둔화했지만, 컨센서스 32.8%보다는 좋았습니다. MS 측은 애저 성장률 33% 중 12%포인트가 AI 서비스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 2분기 8%포인트보다 더 높아진 것이죠. AI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가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의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라며 매출 전망을 681억달러~691억달러로 제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 698억달러를 크게 하회하는 것입니다.
딥워터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애저 클라우드의 성장률은 33%로 컨센서스 29%와 월가의 희망 32%보다 앞섰다. (더 작은 규모의) 구글의 클라우드 성장률 35%를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2분기보다 성장률이 가속해야 했는데 그렇게 했다. AI는 애저 성장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메타>
▶EPS : 6.03달러 vs 예상 5.25달러
▶매출 : 405.9억 달러 vs 예상 402.9억 달러
역시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습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하고 순이익은 35% 늘었습니다. 그러나 매출 증가율은 전 분기보다 줄었고, 순이익 성장률은 작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돈 먹는 하마'인 리얼리티랩(메타버스 기술 개발)은 3분기에도 44억 달러 영업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일일 활성 사용자는 32억 9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는데요. 월가가 기대한 33억1000만 명에는 못 미쳤습니다. 4분기 매출은 450억~48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컨센서스 463억 달러보다 많습니다. 메타는 2024 회계연도의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370억~400억 달러에서 380억~400억 달러로 소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러면서 2025년에도 자본지출이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저희의 AI 투자에는 여전히 상당한 인프라가 필요하며, 상당한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딥워터의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메타의 가이던스는 탄탄했고 4분기 매출이 20% 성장할 것이라는 걸 의미하는데, 이는 3분기 19%보다 가속하는 것이다. 일일 활성 사용자는 전년 대비 5% 증가했는데, 이는 전 세계 온라인 인구의 약 절반이 메타 제품을 사용하는 상태에서 대수의 법칙이 엄청나게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분기 보고한 성장률과 같다. 메타의 제품들이 높은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