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가수 지드래곤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가수 지드래곤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가수 지드래곤(36·본명 권지용)이 방송에서 그간의 심경을 고백하며 퀴즈를 맞혀 탄 상금을 자신이 설립한 마약 퇴치 재단에 기부했다.

지드래곤은 3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에 출연해 컴백을 앞둔 심경을 밝혔다.

이날 지드래곤은 "6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고 19살 때 데뷔했다. 연습생 11년, 데뷔 후 활동해 15년 하다 보니 권지용으로 산 게 4, 5년이더라. 20년 넘게 연습생 아니면 지드래곤, GD로 산 거다. 제가 누군지 모르겠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투어 중 자신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면서 "사랑받고 있고 모자랄 게 하나도 없는데 '내가 행복한가? 행복해야 하는데' 싶더라. 정신이 사실 멀쩡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마치 영화 '트루먼 쇼' 같았다. 당시 너무 잘 되고 있으니까 위로해달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배부른 소리 하는 걸로밖에 안 보였다"고 털어놨다.

특히 지드래곤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 및 루머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대마초인 줄 모르고 흡입했고, 초범이며, 흡연량이 마약사범 처리 기준에 못 미치는 극소량이라는 이유로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였으나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고 누명을 벗었다.

지드래곤은 "반평생 넘도록 화려하게 살다 보니까 저의 문제가 아닌 상황들이 벌어지더라.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어떻게든 해보려는데 답을 못 찾은 상태에서 코너로 계속 몰려드는 느낌이었다. 코너가 아니라 뒤에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때는 궁지에 몰리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뒤에는 벽이 있는 느낌"이라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 위험한 일들을 생각할 것 같았다. 억지로라도 오로지 내 중심을 잡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드래곤은 '유 퀴즈' 문제를 맞혀 받은 상금 100만원을 자신이 설립한 마약 퇴치 재단 저스피스에 기부했다.

앞서 지드래곤 측은 지난해 12월 마약 투약 의혹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저스피스 설립을 공식화했다. 당시 지드래곤은 "이번 사태를 지나며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곳을 보게 됐다"며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무섭고,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 근절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후 8월 5일 저스피스 재단 창립행사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저스피스 정의(Justice)와 평화(Peace)를 합쳐 만들어진 이름으로, 지드래곤이 직접 지었다. 지드래곤은 "거창하고 큰 의미의 정의가 아니더라도, 억울하고 오해가 바로잡아지는 것이 우리 생활 속에서 정의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억울한 사람들이 많고, 그럴 때 끝까지 믿어주고 옆에 있어 주는 존재가 필요하지만, 그런 존재가 없어서 사람들은 더 힘들어한다"라고 재단 설립 계기를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