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종료를 알린 천리안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쳐
서비스 종료를 알린 천리안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쳐
"천리안에서 좋은 이들을 많이 만났다. 또 하나의 추억이 삭제되네. 고마웠어, 천리안"

1985년 국내 PC통신의 문을 연 '천리안'이 3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천리안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엑스(옛 트위터) 등에는 천리안에서의 추억을 고백하는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천리안은 1990~2000년대 초반까지 하이텔·나우누리 등과 함께 3대 PC통신사로서 국내 PC통신 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천리안의 동호회 기능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4년에는 유료 이용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며 PC통신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1997년에는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PC통신 특성상 전화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때때로 '요금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요금 폭탄을 피하고자 줄임말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때 '방가방가'(안녕하세요), '중딩'(중학생), '담탱'(담임선생님) 등의 조어가 등장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 1999년 초고속 인터넷이 활성화하면서 하이텔과 나우누리, 유니텔은 차례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천리안 역시 포털사이트로 전환해 운영을 이어왔으나,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1세대 PC통신의 명맥이 모두 끊기게 됐다. 천리안 운영사인 미디어로그는 "천리안은 보내주신 사랑 덕분으로 과거 PC통신의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 이름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그동안 천리안 서비스를 이용해주신 모든 고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송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