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한화큐셀 제공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한화큐셀 제공
미국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수천억원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재무부가 반도체 공장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의 대상을 태양광 잉곳, 웨이퍼로 확대하면서다.

31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서 짓고있는 셀, 잉곳, 웨이퍼 각각 3.3GW(기가와트) 규모의 공장을 내년도 중순 가동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기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단계를 거쳐 생산되는데, 한화큐셀은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모든 단계의 공장을 조지아주 카더스빌, 달튼 등 미국에 짓고 있다. 이중 잉곳과 웨이퍼 공장 설립 비용의 25%를 가동을 시작하는 시점에 세액공제 형식으로 지원받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2022년 바이든 정부가 제정한 칩스법은 미국내 설립하는 모든 반도체 벨류체인 공정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이다. 하지만 올해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미국 전력 생산 시장을 장악하자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을 태양광 분야에서도 이용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동남아 우회수출 차단 시도 등 다방면의 견제정책과 함께 추가적인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판단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저가 경쟁을 피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화큐셀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1GW(기가와트)당 통상 잉곳 공장이 2200~2500억원, 웨이퍼 공장이 1800억~2200억원 가량의 금액이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큐셀이 짓고있는 3.3GW의 잉곳, 웨이퍼 공장은 총 1조3200억~1조55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25%인 3300억~39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한화큐셀은 이미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해서도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지난 3분기 한화큐셀은 현지 태양광 셀 생산으로 약 1600억원을 세액공제 받았다. 이번 칩스법까지 포함해 이중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올해 12월 23일 시행 이전에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올 예정인데, 큰 변수가 없는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통해 잉곳, 웨이퍼 공장을 지을 계획인 OCI홀딩스도 수혜 대상이 될 예정이다. OCI홀딩스는 재무적 투자자 등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해왔고, 올해 12월 설립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대선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친환경 사업을 지원하는 IRA와 삼성전자,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에 정부 예산을 쓰는 칩스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책이 급작스럽게 바뀔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