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두 달 연속 확대됐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예금금리는 내렸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 속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아왔던 은행들의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금-대출금리차 두달째 확대…당국 대출억제, 은행만 웃는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0.734%포인트 포인트로 집계됐다. 8월(0.57%포인트)보다 0.164%포인트 확대됐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가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이자이익은 커지는 구조다.

올 4월(0.764%포인트) 후 7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던 예대금리차는 8월 들어 확대됐다. 예대금리 차이가 늘어난 건 예금금리가 내리는 동안 대출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 부채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7월 말부터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8월 연 3.938%에서 9월 연 4.128%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다.

9월 은행별 예대금리차는 농협은행이 1.05%포인트로 5대 은행 중 가장 컸다. 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가 0.98%포인트로 두 번째였다. 이어 하나(0.68%포인트) 신한(0.53%포인트) 우리(0.43%포인트) 순이었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합계 이자이익은 31조4387억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30조9368억원)보다 1.62%(5019억원) 증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