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상 입은 한인 경제인들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만찬 행사에서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46개국에서 모인 한인 기업인 850여 명과 한국·오스트리아 경제단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빈=최혁 기자
전통의상 입은 한인 경제인들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만찬 행사에서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46개국에서 모인 한인 기업인 850여 명과 한국·오스트리아 경제단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빈=최혁 기자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인 청년 기업인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월드옥타 차세대 회원으로서 지역별 성공 사례와 사업 경험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차세대 회원은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70개국에 3만2000여 명이 있다.

○韓위상 드높인 청년 사업가 대거 참여

1일(현지시간)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는 ‘튀르키예 백종원’으로 통하는 김아람솔 소풍 대표가 참석했다. 김 대표는 튀르키예에서 한식당 18개를 운영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요리사를 꿈꾼 그는 중학생 때 이민을 떠났고, 24세 때인 2016년 한식당 소풍을 이스탄불에 차렸다. 떡볶이와 핫도그 등 분식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한국인이 아니라 현지인에게 주목받았다. 지난해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했고 식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현지에 공장도 세웠다. 연내에 이집트 카이로에 소풍 직영점과 공장을 열 예정이다. 김 대표는 “외식 사업에 그치지 않고 식품 사업으로 확장해 해외에 식품 클러스터 단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음식을 통한 한류 전파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월드옥타를 통해 인맥을 쌓고 사업에 활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를 하다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력 연계 사업을 하는 백수정 에이스인턴십 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 청년을 대상으로 미국 기업 인턴십을 소개해주는 데서 나아가 동남아시아 인력까지 미국 시장에 연결해주고 있다. 백 대표는 “네트워크가 아예 없던 동남아로 사업을 확장한 건 모두 월드옥타 덕분이었다”며 “사업 초기 인맥을 쌓고 현지 사업 환경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춘국 촹신천주얼리 대표도 월드옥타에서 유망한 청년 사업가 중 한 명이다. 조 대표는 중국 청도를 중심으로 주얼리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7년 동안 주얼리 회사에서 일하며 사업을 익힌 그는 2012년 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저가 제품 위주에서 고가의 은 주얼리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한 사업체는 현재 직원 120명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 대표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이번 박람회에서 가능한 한 많은 국내 기업인을 만날 생각”이라고 했다.

○韓 청년 중기인도 도전장

글로벌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해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 청년 창업가도 적지 않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모비데이즈의 유범령 대표는 굿즈 등 K팝 관련 상품을 해외 시장에 팔기 위해 참가했다. 유 대표 소유의 코코다이브는 세계 소셜미디어에서 구독자 300만 명을 보유한 K팝 플랫폼이다. 최근 ‘아파트(APT.)’라는 노래로 빌보드 차트 핫100 8위에 진입한 블랙핑크 멤버 로제 음반과 상품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K팝 가수의 앨범, 포토카드 등 각종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 대표는 “오스트리아에 K뷰티 관련 매장은 있는데 K팝 상품을 파는 곳은 아직 없다”며 “글로벌 팬의 25%가 유럽에서 오는 만큼 이 지역 시장을 좀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조 테크 기업 슬로커의 김정혁 대표는 전통술 한산소곡주를 세계 시장에 팔겠다는 각오로 이번 박람회에 나왔다. 충남 서천 한산면에는 소곡주를 빚는 양조장이 70개가 있는데 각각의 데이터를 모아 MZ세대 취향에 맞게끔 술을 재탄생시켰다. 그는 “한국의 천연발효주를 널리 알리겠다”며 “이번 전시회가 글로벌 도약의 첫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