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열린 한국상품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LG전자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빈=최혁 기자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열린 한국상품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LG전자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빈=최혁 기자
“1964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7달러이던 한국이 이젠 4만달러를 눈앞에 뒀습니다. 여러분이 힘들게 번 돈을 밑천 삼아 성장한 덕에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30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한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만찬 행사에서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이 “쉬지 않고 글로벌 영토 확장에 노력해 온 재외 한인 기업인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하자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센터는 박수 소리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이 자리엔 1970년대 독일, 오스트리아에 간호사와 광부로 온 뒤 지역 사회의 주축이 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원과 자원봉사자 등이 참석했다. 올해 28회째를 맞은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월드옥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했다. 유럽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한국 경제가 초일류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넘어 올해 일본 수출액을 추월한다는 전망도 있다”며 “더 나아가 초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한인 경제인뿐 아니라 정부, 기업, 언론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와 협력 방안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은 만찬 개회식에서 “수출 계약과 관람객 수 등에서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며 “회원 간 네트워크 확대뿐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의 유럽 진출 등 서로 윈윈한 대회”라고 강조했다. 월드옥타에 따르면 한국상품박람회에서 46개국 한인 기업인과 500여 명의 바이어가 29~30일 213건, 2470억원 규모의 K중소기업 제품 구매 계약을 맺었다. 관람객은 하루 평균 5000여 명이었다.

특히 K푸드와 K뷰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음식 부문과 화장품·주얼리 분야는 각각 877억원, 510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가장 많은 금액의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여러 번 활용할 수 있는 건축용 거푸집을 납품하는 에이앤폼이었다. 미국 라마다호텔 등에 276억원 규모의 거푸집을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월드옥타는 이번 대회부터 K중소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한국상품박람회를 신설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377개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현지 바이어 등과 4807건의 수출 상담을 했다. 월드옥타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의 바이어가 대거 참석했다”며 “월드옥타가 중소기업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빈=김우섭/박재원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