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두산 합병가액은 기업 자유산정…논리와 타당성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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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
신한투자증권 손실 사태엔 “강력한 조치 예상”
신한투자증권 손실 사태엔 “강력한 조치 예상”
금융감독원이 두산의 사업 재편에 대해 “금감원이 특정 가치산정 방식을 정할 수는 없다”며 “회사가 충분히 논리와 타당성을 공시하면 된다”고 했다. 그간 두산에 수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했던 금감원의 기류가 일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로보틱스는 전날 금감원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합병 절차상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가액 외부평가기관을 추가로 선정해 재차 검증을 받겠다는 게 골자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직전 사업연도 외부감사인이었던 안진회계법인이 이번 분할합병에서 합병가액 산정에 대한 평가와 적정성을 담당해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외부 평가기관의 추가 선정 계획을 미리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산 측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위해 금감원에 제출한 여섯번째 증권신고서다. 두산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의 46%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합병 및 주식 교환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으나 수차례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에 두산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철회하고, 기존엔 시가를 기준으로 정한 합병비율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재산정해 지난 21일 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함 부원장은 “외부평가기관 추가 선정은 금감원이 요구한 일은 아니다”라며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보니 두산이 자체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분할·합병 비율을 기존 1 대 0.031에서 1 대 0.043으로 높였다. 기존엔 시가를 기준으로 정한 합병비율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재산정했다. 새 비율이 적정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의에 함 부원장은 “금감원은 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권한이 없는 만큼 합병비율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함 부원장은 “공시주의의 기본은 회사가 어떤 방법을 활용했는지 자세히 기술해 투자자들이 그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두산이 충분히 논리와 타당성을 공시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기업 합병 사안에 있어 시가 기준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시가를 기준으로 인수합병(M&A) 기업가치 산정하는 기존 방식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월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시가가 기업의 공정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함 부원장은 “시가가 공정가치라는 대전제가 있지만, 시장이 불안정한 등의 사유로 다른 모델을 통해 가치산정을 해야할 수도 있다”며 “다만 당국이 기업에 분할신설 법인의 가치평가를 할 때 현금흐름할인법을 비롯한 특정 평가법을 따르도록 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가치산정 문제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시장 등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두산그룹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밸류업 계획과 두산밥캣과의 합병의 신중한 추진, 주주 보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이행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함 부원장은 “아직 검사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신한투자증권은 내부 직원간의 수직적 통제, 자사 내 리스크·컴플라이언스 관리 부서 등의 수평적 통제 양 측면에서 심대한 문제가 발견됐다”며 “조직적인 설계 운영상의 문제점이 크다고 보여 강한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탈 행위를 한 직원과 공동행위자 등 개인에 대한 처벌도 매우 강도 높을 것”이라며 “허위 문서 등 거래를 은폐한 방법이 매우 악질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증권사 26개사에 걸쳐 LP 업무와 무관한 거래가 발생했는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함 부원장은 “이번 사태가 신한만의 문제인지, 금융산업 전반의 문제인지는 또 따져볼 문제"라며 "회사마다 리스크 관리 강도와 수준이 달라 각 사의 내부 설계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가치산정 문제는 인식...제도 개선 있을 것"
31일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서울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의 기업구조 재편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두산이 합병비율 산정 신뢰성을 높이고자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합병가액) 평가 방법을 정할 수는 없고, 회사가 충분히 논리와 타당성을 공시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두산로보틱스는 전날 금감원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합병 절차상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가액 외부평가기관을 추가로 선정해 재차 검증을 받겠다는 게 골자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직전 사업연도 외부감사인이었던 안진회계법인이 이번 분할합병에서 합병가액 산정에 대한 평가와 적정성을 담당해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외부 평가기관의 추가 선정 계획을 미리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산 측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을 위해 금감원에 제출한 여섯번째 증권신고서다. 두산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의 46%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합병 및 주식 교환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으나 수차례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에 두산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철회하고, 기존엔 시가를 기준으로 정한 합병비율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재산정해 지난 21일 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함 부원장은 “외부평가기관 추가 선정은 금감원이 요구한 일은 아니다”라며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보니 두산이 자체적으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분할·합병 비율을 기존 1 대 0.031에서 1 대 0.043으로 높였다. 기존엔 시가를 기준으로 정한 합병비율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재산정했다. 새 비율이 적정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의에 함 부원장은 “금감원은 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권한이 없는 만큼 합병비율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함 부원장은 “공시주의의 기본은 회사가 어떤 방법을 활용했는지 자세히 기술해 투자자들이 그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두산이 충분히 논리와 타당성을 공시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기업 합병 사안에 있어 시가 기준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시가를 기준으로 인수합병(M&A) 기업가치 산정하는 기존 방식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월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시가가 기업의 공정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함 부원장은 “시가가 공정가치라는 대전제가 있지만, 시장이 불안정한 등의 사유로 다른 모델을 통해 가치산정을 해야할 수도 있다”며 “다만 당국이 기업에 분할신설 법인의 가치평가를 할 때 현금흐름할인법을 비롯한 특정 평가법을 따르도록 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가치산정 문제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시장 등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두산그룹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밸류업 계획과 두산밥캣과의 합병의 신중한 추진, 주주 보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이행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투자증권, 개인·조직 모두 강한 조치 있을 것"
이날 금감원은 최근 신한투자증권의 1350억원대 손실 사태에 대해선 엄중 처벌을 예고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한 직원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과정에서 본연의 목적과는 관계없는 장내 선물매매에 나섰다가 1357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낸 사건을 두고 검사를 벌이고 있다.함 부원장은 “아직 검사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신한투자증권은 내부 직원간의 수직적 통제, 자사 내 리스크·컴플라이언스 관리 부서 등의 수평적 통제 양 측면에서 심대한 문제가 발견됐다”며 “조직적인 설계 운영상의 문제점이 크다고 보여 강한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탈 행위를 한 직원과 공동행위자 등 개인에 대한 처벌도 매우 강도 높을 것”이라며 “허위 문서 등 거래를 은폐한 방법이 매우 악질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증권사 26개사에 걸쳐 LP 업무와 무관한 거래가 발생했는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함 부원장은 “이번 사태가 신한만의 문제인지, 금융산업 전반의 문제인지는 또 따져볼 문제"라며 "회사마다 리스크 관리 강도와 수준이 달라 각 사의 내부 설계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