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재보복하나…WTI 2거래일 연속 상승 [오늘의 유가]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로 주 초반 큰 폭으로 하락했던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란이 다시 이스라엘을 공격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산유국의 감산, 원유 최대 수입국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도 유가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65달러(0.95%) 오른 배럴당 69.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0.61달러(0.84%) 상승한 73.16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공급 측면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산유량 증가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전날 외신에서는 OPEC+가 산유량 증대 시점을 한 달 이상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OPEC+는 12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8만배럴 더 늘릴 계획이었지만, 증산 시점을 더 늦추기로 한 것이다. 이르면 다음 주에 산유량에 대해 발표를 할 예정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도 다시금 확대됐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이란은 향후 며칠 안에 이라크 영토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 대선 전에 이뤄질 수 있다”고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를 활용해 공격을 진행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전략적 목표물에 반격하는 것을 피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라고도 분석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 그룹 수석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이란의 석유 시설 인프라가 공격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하루 32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를 차지하는 산유국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꿈틀거리고 있다. 10월 중국 제조업 활동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세로 돌아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미국 대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만큼, 시장 변동성을 우려해 거래가 잠잠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석유 담당 애널리스트 무케시 사데브는 “여러 국제적 사건들이 10월 말에 집중돼 이달 초 유가 시장이 큰 변동을 겪을 수 있다”고 짚었다.

앤드루 리포 리포오일어쏘시에이츠 창립자는 “시장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 행정부가 원유 생산, 제재, 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려 하고 있다”며 “향후 5일간 중동에서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장은 선거 결과를 기다리며 큰 움직임이 없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